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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비례명단 재심의 착수…통합당 "위성정당서 배제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비례대표를 두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미래한국당(대표 한선교)이 1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공병호)에 비례대표 명단 재심의를 요청했다. 미래한국당 최고위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후보 ‘당선권’으로 볼 수 있는 20번 이하 명단에 대한 재심의를 의결했다.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후보 중 5명 이상 재심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후보 교체 요구에 대한 공 위원장의 반응을 묻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공관위와) 비공식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며 기존 명단의 대폭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최고위는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회의를 취소하고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공병호 공관위원장도 함께했다. 앞서 공 위원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재심의 요청이 오면 하겠지만, 범위는 1명까지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회동에서 최고위원들의 강력한 요청에 공 위원장도 일부 수용하겠다는 뜻을 비쳤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공 위원장을 포함한 공관위원 6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열고 명단 재심의에 들어갔다. 관건은 재심의 범위다. 미래한국당의 모정당인 미래통합당은 사실상 전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통합당에서 영입한 인사들을 대거 앞순위에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례대표 1번'으로 거론되던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당선이 불투명한 21번을 받았다. 이외 통합당 영입 인재 대부분이 20번대 밖에 이름을 올려 통합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반대로 현재 당선권(20번 내)에 있는 인사 중 일부는 명단에서 빠지거나 순번 재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공관위 재심의를 통해 부적격으로 판단되는 인사는 탈락하게 되면 그 자리에는 통합당이 추천한 영입 인사가 배치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안팎에선 비례 5번을 받은 김정현 변호사, 11번 권애영 전 자유한국당 전남도당위원장 등이 재논의 인사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미래한국당 최고위원들은 전날(17일) 오후부터 재심의가 필요한 후보군을 개인별로 10여명씩 추려 공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재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통합당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 측 관계자는 “부적격한 후보 추천을 취소하거나 후순위로 돌리고 통합당 영입 인사의 순번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전체적인 명단 수정의 폭이 7~8석 이상이면 몰라도 그 이하 후보에 대한 재조정은 통합당 측에서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당은 수정된 비례후보 명단을 '공병호 공관위'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특단의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에선 미래한국당을 아예 위성정당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플랜B'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당이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거나, 아직 후보자 등록까지 시간이 남은 점을 고려해 새로운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지난 17일 종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안에 대해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해리·김기정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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