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자가격리 지침 어긴 해수부 관리 강화… 전담직원 지정

세종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긴 해양수산부를 대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추가 확진자 발생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해수부는 지침을 어기고 외출한 직원들에게 장관 명의로 서면 경고했다.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앞에서 공무원들이 배달시킨 도시락을 찾고 있다. 해수부 구내식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됐다. 연합뉴스

세종시는 자가 격리 중인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254명을 대상으로 전담 직원을 지정, 관리를 강화한다고 18일 밝혔다. 전담 직원은 하루 두 차례 해당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증상을 묻고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해수부 자가격리 254명 매일 두차례 확인 #지정 장소 이탈 때 경고음 울리는 앱 설치 #해수부, 지침 어긴 직원에 장관 명의 경고 #

이번 조치는 최근 자가격리 중이던 해수부 공무원 8명이 지침을 어기고 인근 식당과 마트를 방문하고 청사 사무실까지 오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뤄진 조치다.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해수부 30대 공무원은 세종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약국과 식당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공무원도 검사를 받은 뒤 편의점과 마트 등을 들른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세종시는 자가 격리 중인 해수부 공무원들에게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이 앱은 지정 장소를 벗어날 경우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앱에는 자가 격리자가 하루 두 차례 발열·기침·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을 입력하면 결과가 곧바로 보건소로 통보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해수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정 총리는 “이번 사례를 거울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부처에서 공직기강 확립에 차질이 없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금처럼코로나19와 싸우는 시점에 정부 신뢰는 천금과 같다”며 “공직자가 정부 정책과 규칙을 준수해야 국민 지지와 이해를 구할 수 있고 국민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 17일 지침을 위반한 직원 8명에 대해 문성혁 장관 명의로 문서 경고했다. 이들에 대한 치료가 끝나면 추후 행적을 재조사한 뒤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징계할 방침이다.

해수부에선 지난 17일 수산정책실 소속 50대 공무원(세종시 반곡동)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가 28명으로 늘어났다. 세종지역 확진자는 41명으로 이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소속 공무원이 31명을 차지한다. 공무원 가족도 4명이나 감염됐다. 나머지 6명은 일반 시민이다.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차에 탄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세종시 관계자는 “41번째 확진자인 해수부 공무원은 잠복기에 검사가 이뤄져 음성이 나왔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12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어서 가족 외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 확진자 가운데 10명은 17~18일 이틀간 국가지정병원인 대전의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세종시에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만한 시설이 부족해서다. 대전에서는 지난 12일 이후 엿새째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충남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118명을 유지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