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침 채취하면 오류”..코로나 검사 음성·양성 오락가락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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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검사 결과가 바뀌는 현상은 시약 때문이 아닌 검체 채취나 환자 상태 등에 따른 것이라는 진단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최근 코로나19 검사 정확도 논란에 대해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선을 그은 보건당국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6개 진단 전문학회 “시약 아닌 검체·환자 상태 영향” #“바이러스 배출량 따라 검사 어려운 시점도”

경기도 성남 분당제생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모습. 사진 분당제생병원

경기도 성남 분당제생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모습. 사진 분당제생병원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진단검사의학재단, 대한진단유전학회 등 6개 단체 진단 분야 전문가들은 17일 담화문을 통해 “결과가 뒤바뀌는 현상은 시약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유전자 증폭 검사(RT-PCR)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혹은 그 반대로 바뀌는 현상은 "검체 채취 방식과 환자 상태, 검사 과정 등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 임시 검사소에서 입주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 임시 검사소에서 입주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체 적절하게 채취되야 정확도 올라가

이들 단체는 “상기도(상부 호흡기관)나 하기도(객담) 검체가 적절하게 채취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콧물이나 침 등은 부적절한 검체"라며 "같은 환자라도 이전 검체가 적절하게 채취돼 양성으로 나온 경우에도 재검체를 적절하게 채취하지 않으면 음성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첫 검체 채취가 부정확하면 음성 판정이 나오지만, 재차 적절하게 검체 채취를 하면 양성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환자 상태도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준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감염돼 바이러스의 양이 증가하거나 치료를 받아 (바이러스 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양성이나 음성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시점이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에는 바이러스의 양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까지 시차를 두고 검체를 다시 채취한 뒤 검사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과정도 중요하다. 단체는 “RT-PCR 검사는 매우 적은 양의 바이러스를 수백만배로 증폭시키는 예민한 검사”라며 “검사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하나라도 부적절하게 관리되면 잘못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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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분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진단검사는 우수 검사실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에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이 검사 전 과정을 관장해 판독하고 있다"면서 "교육받은 임상병리사들이 검사해 검사 과정의 적절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선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뒤늦게 양성으로 결과가 뒤바뀌는 사례가 잇따랐다.

경북에선 봉화 푸른요양원 등 집단 거주시설에서 20명 넘게 판정이 바뀌었다. 판정이 모호한 경우도 나왔다. 여기에 최근 미국 하원에서 벌어진 한국의 진단키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코로나19의 검사 정확도가 도마 위에 오르자 보건당국은 "검사 신뢰성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5일 열린 브리핑에서 “일부 유튜브 등을 통해 우리 진단검사의 정확도, 신뢰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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