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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택한 비례연합 플랫폼···'조국 수호' 개국본이 주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비례연합 플랫폼으로 ‘시민을위하여’(대표 우희종·최배근)를 택했다. ‘시민을위하여’를 중심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겠다는 거다. 이밖에 기본소득당·시대전환·가자환경당·가자평화인권당 등도 합류한다.

민주당 등은 이날 ▶민주당이 소수정당 후보에 앞 순번을 배려하고 ▶야당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검찰 관련 법 개정 및 문재인 대통령 탄핵 시도에 공동 대응하며 ▶‘촛불정신’을 바탕으로 적폐청산과 민주적·개혁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서에 서명했다.

반면, 그간 민주당 외곽에서 비례연합정당을 주도했던 ‘정치개혁연합’은 제외됐다. 정치개혁연합에 참여 의사를 밝힌 미래당·녹색당·민중당 등도 협약 명단에서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가 17일 오후 비례연합정당 협약에 서명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가 17일 오후 비례연합정당 협약에 서명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플랫폼’이라지만 실상은=민주당은 ‘시민을위하여’와 손을 잡으면서 당장 비례연합 후보 선출을 위한 시간이 부족해 정당 등록을 마친 곳과 함께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저희는 이념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 등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과의 연합은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도 했다.  녹색당은 성소수자 권익 보호를 주요 정책 중 하나로 내걸고 있다.

당초 시민사회계 원로가 주축이 돼 만든 정치개혁연합은 비례연합 구상 초반부터 녹색당·민중당 등과 밀접하게 접촉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연합은 현 여권 지지색이 뚜렷한 곳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시민을위하여’의 주축은 친문(친문재인)·친조국 성향의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이다. 지난해 ‘조국 수호’를 내걸고 서초동 집회를 주도했던 세력이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연합 참여 정당과 관련, “앞으로 4년간 정부를 통해 정책을 실현하는데 합의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법원은 ‘셀프제명’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탈당을 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 따라서 비례연합 의원이 원대복귀를 위해선 현실적으론 당대당 합당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마디로 합당이 가능한 친여(親與) 성향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윤 총장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비례연합정당이) 추후에 민주당과 합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도 염두해 둘 수 있다”고 했다.

조성우 정치개혁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치개혁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창당일정 발표 및 선거연합정당 기조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승수 집행위원장, 신필균, 조성우 창당준비위원장. [뉴스1]

조성우 정치개혁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치개혁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창당일정 발표 및 선거연합정당 기조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승수 집행위원장, 신필균, 조성우 창당준비위원장. [뉴스1]

◇떠나는 군소정당=민주당은 이날 “플랫폼 선택 문제로 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녹색당·미래당, 또 정치개혁연합의 플랫폼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주까지는 합류의 문호를 열어놓을 계획”이라며 비례연합의 단일화 여지는 남겼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시민을위하여’에 대한 나머지 원외 군소정당의 부정적 시각이 많아서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시민을위하여’는 특정 정치세력이 만든 연합정당이라 누가 봐도 민주당의 외곽·산하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은영 녹색당 총선대책본부장도 “정치개혁연합이 훨씬 명분이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시민을위하여’를 선택한 건 결국 소수정당을 압박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열린민주당은 노이즈”=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주축인 열린민주당은 독자 노선을 택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노이즈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지 연합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열린민주당과 연합 가능성을 닫았다. 한편, 전날(16일)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열린민주당 열린 공천에 응하기로 했다”고 하는 등 합류 인사가 늘어나고 있다.

하준호·석경민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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