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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신종 코로나 7~8월까지 간다"에 다우 3000P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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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사망자 비슷한데 트럼프 "韓 엄청난 문제…사망자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태가 7~8월까지 갈 수 있다"며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내용의 코로나 바이러스 미국민 지침을 공개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태가 7~8월까지 갈 수 있다"며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내용의 코로나 바이러스 미국민 지침을 공개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사태가 7~8월까지 갈 수 있다"며 "경제 침체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며 낙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을 인정하자 다우지수는 3000포인트(12.93%) 폭락했다. 미국 내 확진자가 4300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는 80명에 이르자 "식당·바·푸드코트를 포함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며 미 전역의 공공장소 폐쇄를 권고하는 대통령 지침도 발표했다.

"상황 통제" → "경기침체 갈 수 있다" 시인, #마감 직전 다우 700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 #막내아들 배런에게 "코로나 '나쁘다' 설명" #"미국인 10명이상 모이지 말라" 지침 발표, #식당·바·푸드코트·체육관도 이용하지 말라 #하루 700명 이상 확산에 '전 국민 거리두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 것이냐는 질문에 "나도 매일 앤서니 파우치 박사(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등 전문가에게 그걸 묻는다"며 "사람들은 7월, 8월 그쯤을 얘기한다"고 답했다. "그 기간 안에 씻은 듯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7~8월까지 간다면 "엄청나게 통제되고 있다"던 어제 발언을 정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어진 질문엔 "우리가 하는 일이 통제되고 있다는 했지 바이러스 관해 얘기한 게 아니다"며 "이 바이러스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제되고 있지 않다"라고도 답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침체로 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라고도 시인하는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도 "주식시장과 경제에는 엄청난 '억제된' 수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태가 일단 사라지고 끝난다면 엄청난 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공개한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한 미국민 지침. "몸이 아픈 사람이나 노인 및 기저 질환자는 타인 접촉을 피해 자가 격리하라.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 식당·바·푸트코트·체육관 등을 이용하지 말고 드라이브스루(차량 주문)이나 배달을 이용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공개한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한 미국민 지침. "몸이 아픈 사람이나 노인 및 기저 질환자는 타인 접촉을 피해 자가 격리하라.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 식당·바·푸트코트·체육관 등을 이용하지 말고 드라이브스루(차량 주문)이나 배달을 이용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백악관]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13)에 신종 코로나에 대해 어떻게 말했느냐고 묻자 "나는 실제 아들과 대화를 나눴다"며 "얼마나 나쁘냐'고 묻길래 이건 나쁘다고 했다"라고도 공개했다. "하지만 우리는 최악의 사례가 아닌 최선의 사례가 되기를 바라며, 그러려고 지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가 7~8월까지 지속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수 있다는 트럼프 발언에 장 마감 직전 이미 2200포인트 폭락한 다우지수는 700포인트 추가로 떨어졌다. 결국 다우존스 -2997.10포인트(-12.9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324.89(-11.98%), 나스닥 지수도 -970.28(-12.32%) 폭락으로 각각 마감했다.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22.6%)'이래 지난 12일(-9.99%)의 33년 만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확산 속도를 늦추는 15일'이란 제목의 미국민 가이드라인을 통해 "건강한 청년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에게 홈스쿨링을 하고 10명 이상 모임을 피하라고 권고한다"고 했다. "레스토랑과 바, 공공 푸드코트에서 식사와 음주도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하루 700명 이상 감염자 급증세부터 낮추기 위해 3월 말까지 전체 미국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주문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공개한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한 대통령 지침.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공개한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한 대통령 지침. [백악관]

지침에 따르면, "몸이 아프면 출근, 등교하지 말고 집에 있으며, 병원에 연락하라""가족 내 양성 진단자가 있을 경우, 전체 가족이 집에 머물라"며 자가 격리를 권고했다. 고령자나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도 면역력이 약해 감염될 경우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집에 머물고 타인과 접촉을 피하라고 했다.

또 "10명 이상 집단이 모이는 친목 행사는 피하고, 레스토랑과 바와 푸드코트에서 식사와 음주를 하지 말고 드라이브스루(자동차 주문), 포장·배달 옵션을 이용하라"라고도 했다. 파우치 박사는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주는 식당·바·푸드코트·체육관은 물론 집단이 모이는 실내·외 공공장소를 모두 폐쇄해야 한다"고 보다 강하게 요구했다.

감염자 하루 700명 이상 급증…16일 오후 4312명, 사망자 84명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한국에 관해 (확산속도를 줄인) 한 측면에선 잘했기 때문에 얘기하는 것은 알지만 다른 측면에서 엄청난 문제가 시작되고 있다"며 "그들은 엄청난 문제와 사망자가 많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16일 기준 사망자는 미국이 한국(82명)을 추월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미국 감염자 수는 최소 4312명이라고 집계했다. 사망자도 84명으로 늘었다. 뉴욕이 950명(사망 9명)으로 1000명에 육박하며, 워싱턴주(777명, 사망 48명)를 추월했다. 캘리포니아는 519명(사망 9명)이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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