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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하루뒤 4% 반등…트럼프 '급여세 제로' 추진에 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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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급여세 감면과 시간제 근로자 및 항공·숙박·크루즈 업계 지원 등을 비롯한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AF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급여세 감면과 시간제 근로자 및 항공·숙박·크루즈 업계 지원 등을 비롯한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AFP=연합]

뉴욕증시가 ‘검은 월요일’의 공포를 딛고 10일(현지시간) 4% 넘게 반등했다. 전날 하락 폭의 절반은 회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까지 ‘급여세(임금징수세·payroll tax) 면제’를 추진한다는 파격적인 재정부양책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에 따른 국제유가 반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급여세 0%' 추진 소식에 상승 반전 #오는 11월 대선 앞두고 전략적인 경기부양책 #러시아 감산 합의 기대에 유가 10% 급반등 #코로나19, EU 모든 회원국에 전파...스톡스 1%↓

이날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167.14포인트(4.89%) 급등한 2만5018.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35.67포인트(4.94%)와 393.58포인트(4.95%) 치솟은 2882.23과 8344.25에 장을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와 홈데포는 7% 이상 급등하며 다우지수를 끌어올렸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5% 가까이 상승했다.

종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던 뉴욕증시는 오후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급여세율 0%’라는 파격적인 정책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7% 이상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9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AFP=연합]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7% 이상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9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AFP=연합]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의사당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올해 말까지 급여세를 완전히 면제하거나 영구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감세 규모는 3000억 달러(약 35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급여세 인하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 든 이유는 수혜 계층이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이기 때문에 오는 11월 대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는 소비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경기 침체기인 2011년과 2012년에 급여세를 6.2%에서 4.2%로 낮춘 바 있다. 이를 통해 한 해에 1000억 달러(약 120조원)를 근로자들에게 풀어 소비 진작에 활용했다. 이후 2013년 급여세는 6.2%로 환원됐다.

국제유가도 반등했다. 전날 사우디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 가능성이 불거지며 걸프전이 벌어진 1991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던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전날 대비 배럴당 3.23달러(10.4%) 급등한 34.3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감산 합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석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함께 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OPEC이 요구한 대로 추가감산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도 다소 진정되면서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6% 위로 올라왔고, 2년물 수익률은 0.4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1.133%로 1% 위로 올라왔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유럽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유럽 내 확진자가 최근 4일간 두 배 이상으로 늘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모두 감염자가 나왔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86포인트(1.14%) 떨어진 335.64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의 밀라노 증시에서 FTSE MIB 지수는 605.73포인트(3.28%) 급락한 1만7870.18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49.53포인트(1.41%) 하락한 1만475.49,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71.30포인트(1.51%) 떨어진 4636.61을 기록했다.

EU에서도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왔지만, 트럼프의 ‘급여세 면제’ 소식만큼 효과를 보진 못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EU 27개 회원국 지도자가 참석한 화상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EU 경제가 이 폭풍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즉각 75억 유로(약 10조원)의 돈을 풀고, 250억 유로(약 34조억원)의 투자기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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