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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감염 최소 83명…수도권이 위험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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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선별진료소에서 10일 저녁 입주자 및 직장인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 건물 1~12층에는 영업시설이, 13~19층에는 오피스텔이 입주해 있고 집단감염은 11층 보험사 콜센터에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선별진료소에서 10일 저녁 입주자 및 직장인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 건물 1~12층에는 영업시설이, 13~19층에는 오피스텔이 입주해 있고 집단감염은 11층 보험사 콜센터에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서울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확진 환자가 하루 새 약 4배로 늘었다. 서울시는 콜센터 확진자가 전날 22명에서 10일 최소 83명(오후 9시 기준, 가족 및 지인 감염자 8명 포함)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닥다닥 근무, 직원 750명 조사 #직원·가족 등 확진 하루 새 4배로 #거주지 서울·경기·인천 확산 공포 #확진자 들른 쇼핑몰 잇단 폐쇄

보건당국은 같은 층(11층) 근무자 207명, 7~9층 550명의 감염 여부도 조사 중이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확진자들은 서울·경기·인천에 흩어져 있어 수도권이 위험에 빠졌다.

정부는 2월 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해 왔으나 콜센터 같은 사각지대를 정교하게 관리하지 못한 허점을 드러냈다. 콜센터 첫 확진자 A씨(56·여)는 확진 판정까지 6일가량 전파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확진자들은 4일께 증상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증상 발현 하루 전부터 무증상 전파를 하기 때문에 이달 3~8일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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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다수 확진자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확진자들이 들른 것으로 조사된 이마트 트레이더스 군포점, 뉴코아아울렛 평촌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은 임시 폐쇄됐다. 당국은 전화 응대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이 튀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별다른 환풍구가 없고, 소음 때문에 창문을 닫은 경우가 많았다. 이 콜센터 직원 B씨는 “다닥다닥 붙어 있고, 확진자가 직원들과 회식도 했다. 도시락을 같이 먹은 직원이 많이 확진됐다”고 말했다.

1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 지역 콜센터 여러 곳에서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최소 3곳 이상의 콜센터에서 7명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연근무제(지난달 26일), 사회적 거리두기(28일) 등을 말로만 강조했다고 지적한다. 이관 동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소 일주일간 홍보하고, ‘콜센터는 책상을 건너뛰어서 앉거나 자주 환기하라’ 등 구체적인 지침을 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기석(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요양원·콜센터 등 밀집 시설에도 감염 관리 책임자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콜센터발(發) 감염이 수도권 유행의 시발점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환자가 폭증하면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대비한 의료기관 대응체계를 빨리 짜야 한다”고 말했다.

최모란·이가영·심석용·이우림·윤상언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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