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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걸렸나…” 초조함에 선별진료소 찾은 구로 콜센터건물 거주민·직원들

중앙일보

입력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거주민과 입주사 직원들이 줄을 서있다. 남수현 기자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거주민과 입주사 직원들이 줄을 서있다. 남수현 기자

“확진자가 나왔단 소식을 듣고 ‘큰일 났다’고 생각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코리아빌딩에서는 10일 오전 9시50분쯤부터 거주민과 입주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별진료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나와 줄을 섰다는 박모(29)씨는 “일할 때 직원 간 간격이 좁기도 하고, 콜센터 특성상 말을 많이 하다 보니 침이 튀겨 확산이 많이 된 것 아닐까 싶다”며 “마스크를 끼고 일하다가 답답해서 벗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홍보관리반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콜센터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건물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최소 4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선별진료소 주위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낮 12시 기준 콜센터와 관련해 발생한 확진자가 50명이라고 밝혔다. 건물 유리문 곳곳에는 ‘임시 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있었고, 검체 채취를 기다리는 줄이 통과하는 측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출입문이 통제됐다. 1층에 있는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4·15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선거캠프 사무실도 폐쇄됐다.

선별진료소 한때 대기 인원 120명 달해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출입문에 임시 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남수현 기자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출입문에 임시 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남수현 기자

건물 우측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천막 앞에는 검사 시작 전부터 수십미터 넘는 긴 줄이 늘어섰다. 방역복을 갖춰 입은 보건소 직원 10여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검체 채취를 동시에 진행했지만, 대기 인원이 계속 늘면서 줄은 쉽사리 짧아지지 않았다. 한때는 대기 인원이 120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을지 모르는 거주민과 입주 업체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피스텔 주민 유모(30)씨는 “콜센터가 건물 서너 개 층을 이용하는 만큼 평소에 많은 직원들을 마주쳐 걱정이다”라며 “내가 오늘 검사 대상이 되면서 내가 속한 직장도 전체가 쉬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검사 안 받은 인원 150여명…확진자 더 늘어날 수도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입주민·입주사 직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남수현 기자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입주민·입주사 직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남수현 기자

건물 9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김모(24)씨도 “나는 콜센터 직원이 아니고 검사받으라는 공지를 따로 받지도 않았지만, 확진자 발생 소식을 듣고 ‘나도 걸렸나’ 싶은 생각이 들어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 건물 13~19층에는 오피스텔(방 140개)이 있고, 1~12층에는 영업시설과 사무실이 입주해있다. 이 중 집단감염이 발생한 11층 보험사 콜센터는 ‘메타넷엠플랫폼’이라는 업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7~9층에는 이 업체가 운영하는 다른 회사 콜센터가 위치해 있다. 보험사 콜센터 직원 207명 중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도 150여명에 달해 이들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추가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남수현·이후연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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