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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감염자 442명, 19명 사망…뉴욕 비상사태, DC 첫 양성 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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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트럼프 "전혀 걱정 안 해…환상적으로 일 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 만찬에 앞서 미국 내 코로나 확산 사태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바이러스에 관해 환상적으로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 만찬에 앞서 미국 내 코로나 확산 사태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바이러스에 관해 환상적으로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7일(현지시간) 442명이라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사망자도 워싱턴주에서만 두 명이 늘면서 19명이다. 미국도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건 워싱턴주·캘리포니아·뉴욕 등 동·서해안을 중심으로 확산이 빨라지는 데다 각주 공중보건 연구소도 검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6일까지 검사 건수는 5861건으로 한국(15만 8456건)의 27분 1(3.7%)에 불과하다.

워싱턴 103, 뉴욕 89, 캘리포니아 81명 #동·서부 관문 3개 州 중심 빠르게 확산 #수도 워싱턴 DC 7일 첫 잠정 양성 반응 #뉴욕주지사, 전국 3번째 비상사태 선포 #"CDC 검사 병목현상에 방역 지체" 비판 #트럼프 연설 CPAC 참가자 뉴저지 확진

CNN에 따르면 미국 내 신종 코로나 감염자 441명은 미 본토 31개 주와 DC 발생자 372명,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귀환자 46명,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근해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 호 승객·승무원 21명, 중국 우한 귀환자 3명 등 외부 유입자 70명이다.

특히 승객·승무원 3500여명이 탑승 중인 그랜드 프린세스 호의 경우 46명에 대한 1차 검사에서 21명(45.7%)이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급증할 전망이다. 확진자 21명 가운데 승무원이 19명이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7일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크루즈 업계 관계자와 회의를 한 뒤 승객 ·승무원 46명 검사 결과 21명의 감염자가 나온 "그랜드 프린세스 호 승객 2422명 전원을 비상업용 항구로 옮겨 격리할 것"이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7일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크루즈 업계 관계자와 회의를 한 뒤 승객 ·승무원 46명 검사 결과 21명의 감염자가 나온 "그랜드 프린세스 호 승객 2422명 전원을 비상업용 항구로 옮겨 격리할 것"이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이에 백악관 태스크포스 팀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승객을 안전한 비상업용 항구로 옮겨 전원 검사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러스 확산 위험 때문에 승객 2422명은 서해안 미 군사기지로 옮겨 격리해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승무원 1111명은 크루즈선 내부에 각각 격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워싱턴주에서 추가로 70대 남성과 80대 여성 등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주 전체 사망자가 16명이 된 것을 포함해 모두 19명으로 늘었다. 나머지 사망자는 플로리다 2명과 캘리포니아에서 숨진 그랜드 프린세스 호 전 승객 1명이다.

워싱턴주 사망자 16명 가운데 14명이 시애틀 근교 커크랜드 노인 요양시설 라이프케어 센터와 연관된 사람들이다. 요양시설 측은 이날 "180명 직원 가운데 70명이 신종 코로나 관련 증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120명의 노인 거주자 가운데 54명도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의 지난 2일 기자회견 모습. 쿠오모 주지사는 7일 미 50개 주 가운데 세 번 째로 뉴욕주에 신종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로이터=연합뉴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의 지난 2일 기자회견 모습. 쿠오모 주지사는 7일 미 50개 주 가운데 세 번 째로 뉴욕주에 신종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로이터=연합뉴스]

주별 감염자는 워싱턴이 103명으로 가장 많고 뉴욕 89명, 캘리포니아 81명 순으로 미국의 동·서해 관문인 3개 주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뉴욕은 이날 3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사추세츠 13명, 플로리다 11명 텍사스·콜로라도 각 8명씩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워싱턴·캘리포니아에 이어 3번째로 신종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CDC의 확진 검사가 병목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CDC가 무방비 상태에 처했으며, 그들이 우리 방역 노력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방정부 늑장 대처와 무능력을 비난하기도 했다.

뉴욕 확진자 가운데 두 명은 지난 1~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 콘퍼런스 참석자라고 AIPAC 측이 발표하기도 했다. AIPAC은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이스라엘 로비 단체 중 하나로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행사에 연설자로 참석했지만 두 사람은 AIPAC 측이 전날인 6일 이 사실을 공개하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참석한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연례회의 참석자 한 명도 뉴저지주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CPAC 측이 이날 공개했다. 백악관은 "해당 확진자가 행사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만나거나 근접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 가족과 백악관의 안전·건강을 위해 모든 예방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처음으로 양성 감염자가 나왔다고 뮤리엘 바우저 시장이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50대 남성 환자가 오늘 오후 DC 공중보건 연구소 잠정 검사 결과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그는 최근 해외여행이나 감염자 접촉 경험이 없어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통제센터는 "6일부터 미 48개 주의 72개 지방 공중보건 연구소가 신종 코로나 검사 및 확진을 진행하고 있다"며 "메인과 웨스트버지니아 주만 관련 연구소가 없어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는 6일까지 자체 검사 1583명을 포함해 전국 공공보건 연구소가 모두 5861건의 검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또 전국에 7만 5000명을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참석한 행사와 워싱턴 DC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앞으로 유세 취소를 고려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No)"라며 "우리는 굉장히 멋진 유세를 하고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해서도 환상적으로 일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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