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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 호텔 격리 사흘째..."사업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중앙일보

입력

중국 이우에서 호텔 격리 셋째 날입니다. 3일째 되니 호텔 격리에 적응이 되었다고나 할까? 좀 더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 세끼 밥때는 왜 이렇게 빨리 찾아오는지 모르겠네요.

어찌어찌 쓰다 보니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 좁은 호텔 방에서 오늘은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을까요?

[사진 독자제공]

[사진 독자제공]

첫째, 드디어 설 연휴 처음으로 물건이 한국으로 출고되었습니다.
현재 공장들이 가동되고 있고, 물류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저희 직원들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급히 내보낸 물건은 손소독제 병입니다. 한국에서 많이 모자란다고 요청들을 하셔서 재고 보유하고 있는 공장을 찾아서 급히 내보냈습니다. 한국서 가지고 온 샘플들도 호텔에 방문한 저희 직원에게 전달했고, 이제 업무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한국에서 이우로 들어오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온 이후로 항저우를 통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은 없고 상해를 통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좀 계시는데, 곧바로 이우로 잘 들어오신 분도 계시지만, 상해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서 이우로 못 들어오고 현지 호텔에서 14일 격리될 수 있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얼른 다들 업무에 복귀들을 하셔야 할 텐데…

[사진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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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제 앞방에 계신 분께서 오늘 맛있는 카스테라를 방마다 돌리셨습니다.

먹어보니 맛있었다고 하시면서 함께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서 한턱 쏘셨는데요. 방문 밖을 나올 수 없으니 빵집에 주문해서 관리하는 분들도 드리고, 관리하는 분들이 각방에 전달해 주셔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만 빵이 커서 며칠에 걸쳐서 나눠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번에 다 먹기에는 오늘 만보 걷느라 고생한 게 아까워서…

그리고 또 한 분은 묶는 호텔 방을 직접 청소해야 할 것 같은데, 청소도구가 필요해서 이왕 사는 김에 방 개수만큼 주문하셨다네요. 이래저래 받다 보니 저도 뭔가 나눌 것을 찾아야 하겠다는 숙제 아닌 숙제가 생겼습니다.

50년 가까운 세월을 살면서, 얼굴도 제대로 못 본 분들과 뭔가를 나눌 고민을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러다 철 들겠습니다.

[사진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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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가만히 있으면 '돼지' 되는 거 시간문제겠구나 싶어서 저는 오늘부터 하루 ‘만보 걷기’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 방 크기는 문에서 창문까지 겨우 일곱 걸음 밖에 되지 않아서, 만보를 걸으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군요.

이우에서는 물건 찾으러 시장 한 바퀴만 돌아도 만보 걷는 건 일도 아닌데, 오늘은 틀어놓은 영화가 두 편이나 끝난 후에야 1만 보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해냈지만 낼부터가 걱정입니다.

암튼 다들 저와 같은 고민이셔서 그런지,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운동하시는 것 같아요. 요가 하시는 분도 계시고, 맨손 체조 동영상을 따라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사진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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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한국의 상황이 빨리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싸우는 것은 잠시 미루고, 열심히 노력하는 한국 정부와 자원봉사자분들에게 온 국민이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국민 모두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집시다.

대한민국 화이팅, 대구경북 화이팅, 중국도 화이팅입니다. 모두모두 웃으세요. 우리의 면역을 높여야 하니까요. 하하하

글 신영준 지능무역발전소/이우타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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