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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곳곳 '선한 건물주' 운동 확산···"골목상권 위기 극복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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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망우본동 우림시장의 한 건물에 2, 3월 임대료 50% 경감에 희망이 보인다는 내용의 세입자들이 남긴 감사글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망우본동 우림시장의 한 건물에 2, 3월 임대료 50% 경감에 희망이 보인다는 내용의 세입자들이 남긴 감사글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시 운정가람상가번영회는 현재 6명의 임대인이 8개 업체를 대상으로 월세를 10~20%가량 인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 번영회는 경기도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 추진하는 ‘골목상권 조직화 사업’으로 지난해 8월 구성한 상권 공동체다. 번영회는 200여개의 소상공인을 위해 ‘선한 건물주 운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번영회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장기화로 폐업을 고민하는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건물주와 상인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임대인과 임차인이 고통을 분담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도”라고 소개했다.
강진화 회장은 “‘골목상권 조직화 사업’을 통해 상인들과 건물주들 간의 유대감이 커졌고,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모두가 똘똘 뭉쳐 이 난국을 헤쳐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골목상권·전통시장에도 선한 건물주 운동이 퍼져 함께 이 어려움을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시 세류2동 도시재생사업 지역에서도 최근 ‘소상공인 임대료 인하 상생협약’이 체결돼 선한 건물주 운동이 퍼지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임대료를 10% 인하하고, 5년 이상 장기임대차 계약을 추진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현재 15명의 건물주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인근 수원 남문로데오시장에서도 이 같은 물결이 이어졌다. 건물주 31명이 향후 3년간 임대료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월세 10~20% 인하, 장기임대차 계약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골목상권에 경제적 타격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기도 내 곳곳에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임대료를 낮춰주는 ‘선한 건물주’ 운동이 퍼지고 있어 화제다. 경기도는 정부가 최근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정부가 그 인하분의 절반을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한다는 등의 지원 계획을 발표한 만큼, 선한 건물주 운동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경기도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 따르면 시흥시 월곶포구, 구리시 구리전통시장 등에서도 임대료 감면이나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시흥시 월곶상인회 정부귀 회장은 “점포가 운영이 안 될 정도로 장사가 안돼 상인회 자체적으로 휴무를 고민 중이었다”며 “건물주들이 먼저 나서서 임대료를 감면해주니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지난달 28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민관 합동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가 지난달 28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민관 합동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 공유자산 임대료 인하 검토  

이와 관련, 경기도는 산하 공공기관이나 도 공유자산 임차인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경상원과 경기도상인연합회,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선한 건물주’ 운동이 경기도 전체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사례를 모은 웹자보를 활용한 홍보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파주시 운정가람상가번영회’ 사례와 같이 ‘골목상권 조직화 사업’을 통해 상권 내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보다 많은 ‘선한 건물주’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골목상권 조직화 사업은 상권의 당면문제를 상인들 스스로 진단·해결하는 역량을 키우고 지역주민과 상생 발전하는 골목상권 상인공동체 육성을 위한 지원사업이다. 지난해엔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203개 상권공동체가 결성돼 활동 중이다. 도는 올해도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장석 경기도 소상공인과장은 “경기도가 침체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민선 7기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골목상권 조직화 지원사업이 당초 목적대로 지역사회의 성숙한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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