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안심폰 '세금 먹는 하마'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가 독거노인들을 위해 나눠준 '안심폰'의 이용실적이 극히 저조해 예산 낭비 우려를 낳고 있다.

31일 도와 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안심폰을 통한 신고.접수 건수는 모두 112건이었으며 실제 출동 건수는 15건에 불과했다.

이같은 이용 건수는 도가 최근까지 보급, 개통한 안심폰 1700여대의 단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는 1대당 매월 8000여원의 이용료를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 이동통신사에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 도가 지불한 수 억원대의 월 이용료는 고스란히 공중으로 날아간 셈이다.

이처럼 안심폰 이용이 저조한데 대해 도는 사용자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인들로 기계사용이 미숙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편 도는 안심폰 이용률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달 8일 2억5000만원을 들여 '모바일이동통신을 이용한 긴급구조 및 행정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1억3000여만원을 투입, 안심폰 보급 및 관리를 위탁하기로 하고 업체 선정을 조달청에 의뢰한 상태다.

앞서 도는 지난해 11월부터 모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독거노인용 특수 핸드폰인 안심폰을 보급하고 있다.

노인들이 쓰기 쉽게 버튼을 단순화한 안심폰은 '119'로 표시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즉시 119상황실에 연결돼 구급차가 출동하게 된다.

안심폰은 또 단축다이얼 4개를 저장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시력이 나쁜 노인들이 쉽게 친지나 지인들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했다.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기계에 대한 거부감을 갖거나 다소 생소해 하다 보니 이용률이 낮다"며 "안심폰 점검과 이용법 교육 등을 민간 업체에 위탁관리하면 이용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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