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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4000명 경주 -1600명, 일자리 감소 톱5 중 3곳 경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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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북 구미시는 한때 한국 제조업을 주도하던 지역이었다.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의 섬유·전자 산업에서 90년대에는 전자·가전, 2000년대 모바일·디스플레이로 변신했다. 2010년 이후는 자동차부품과 탄소섬유 등 주력 산업의 고도화 흐름에 빠르게 적응했다. 최근 구미의 제조업 경기는 예전 같지 않다. 고용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일자리가 줄어든 도시는 구미였다.

지난해 전국서 가장 많이 줄어 #전자·철강 등 제조업 침체 원인

고용노동부는 27일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최근 1년간 구미에서 줄어든 인력은 4000명(2.3% 감소)이었다. 직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일자리 감소 2위는 경북 경주시(1600명)였다. 경북에선 23개 시·군·구 중 모두 12곳에서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강원·충남·전북·전남·경남에선 일자리가 줄어든 시·군·구가 한 곳도 없었다.

시·군·구별 사업체 종사자 증감 순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군·구별 사업체 종사자 증감 순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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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지역에선 노동시장 진입과 퇴출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직률(직장에 들어온 근로자 비율)과 이직률(직장을 나간 근로자 비율)을 더해 가장 낮은 순서대로 꼽은 결과다. 경북 영양군이 가장 낮았고 청송군·상주시·예천군·봉화군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경북에서 유독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이유로 제조업의 침체를 든다. 구미·포항·영천 등은 전자·철강 산업의 핵심 거점 도시였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의 시장 잠식과 법인세·인건비 등 각종 비용 증가로 국내 제조업 가동률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일자리 유연성 상·하위 시·군·구.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일자리 유연성 상·하위 시·군·구.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정부가 추진한 공공 일자리 사업은 보건·사회복지·공공행정 분야의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 추세를 돌려세우진 못하고 있다. 고용부의 지난달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면 보건·사회복지업 종사자는 1년 전보다 12만4000명, 공공·사회보장행정에선 3만5000명이 늘었다. 전체 산업 종사자에서 2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에선 3000명 증가에 그쳤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과 건설업 등 전방 산업이 후퇴하면서 구미·포항 등 경북 공업지역의 후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민간 제조업의 후퇴가 경북 지역 일자리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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