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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강제격리에···강경화 "우리도 자제했다, 中 자제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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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제43차 유엔 인권 이사회의 고위급 회기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제43차 유엔 인권 이사회의 고위급 회기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중국 지방정부가 한국인 입국자들을 격리 조치하는 것과 관련해 “과도한 대응이 되지 않도록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핵군축ㆍ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 이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최근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이 같이 언급했다.

강 장관은 중국 지방정부의 조치에 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과도하다는 게 일차적 판단”이라면서 “우리도 중국에 대해 상당히 자제하는 대응을 했는데, 중국도 상응해서 자제하는 과도한 대응이 되지 않도록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초기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입국자 제한을 최소화한 점을 상키시키며 ‘상호주의적 대처’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장관은 또 세계 10여개국이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조치와 관련해 “우리도 (중국) 우한ㆍ후베이에 대해 초반에 입국 금지를 했는데 자국 평가에 대해 우리가 뭐라 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무조건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막는다는 것은 절대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정부와 소통해 ‘(입국제한 등) 불필요한 조치가 취해진다면 사전에 우리랑 협의를 하고 조율을 해주길 바란다’는 노력을 각 공관이 하고 있다”고도 했다.

강 장관은 일각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국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예정된 외교 일정 때문에 출장을 왔지만, 다자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취하는 조치를 설명하고 각국 정부의 과도한 대응을 자제해달라고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으로 국내 상황이 걱정도 됐지만, 제네바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나는 등 외교 장관으로서 국제 사회에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도 했다.

강 장관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의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의 참석을 비롯해 독일·영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이 먼저 손 내밀었던 중국에 치이고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진두지휘해야 할 외교부 장관이 자리를 비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강 장관은 현지에서 요르단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 등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행보를 늘렸다. 외교부는 일단 “조기 귀국은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 정부가 23일 국내 감염병 경보를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격상한 이후 전 세계에서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하거나 입국 거부해 현지에서 발이 묶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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