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광화문 집회 강행…황교안 “대규모 행사 최대한 자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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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전날에 이어 23일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 집회를 강행했다. 그러자 정치권 그중에서도 미래통합당에서도 자제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 금지 통보…29일에 또 열 듯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는 이날 집회에서 “여러분이 문재인과 박원순의 탄압을 이기고 집회에 오게 된 것은 주님이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기 때문”이라며 “광화문 예배에 온 여러분은 진짜 기독교인이다. 오히려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집회 현장에서 “집회를 중지하고 돌아가라”고 요구했던 걸 거론한 것이다. 서울시는 21일 서울광장·청계광장·광화문광장 등에서 집회 금지를 통보했었다.

전 목사는 “여러분 중 바이러스 걸린 사람이 있느냐. 그럼 다음 주에 다 예배에 오라. 주님이 다 고쳐주실 것”이라며 “설령 안 고쳐주셔도 괜찮다. 우리의 목적지는 하늘나라며, 우리는 죽음을 이긴 자들”이라고 했다. 범투본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신도와 지지자 약 8000명이 참석했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다닥다닥 붙여놓은 의자들에 밀착해 앉아 있었다. 이들은 29일에도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거셌다. 이들이 보수 성향인 만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나서 말려야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 지역(종로) 출마자인 황교안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집회를 강행하는 단체에 자제를 호소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박원순 시장이 말리면 역효과만 난다”이라며 황 대표를 지목했다.

이에 황 대표는 이날 "대규모 집회와 행사는 감염 확산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 목사를 특정하지 않은 채였지만 황 대표 주변에선 "전 목사까지 포함한 얘기다. 29일 집회까지 한다니 추가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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