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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계 통합당으로 갈라지나···"황교안 지시로 물밑 접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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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일부에게 입당을 제안한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 지시로 최근 ‘셀프 제명’ 형태로 바른미래당을 나온 의원 중 다수를 물밑 접촉했다”며 “이중 일부 인사는 통합당 합류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8일 안철수계인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과 당권파인 임재훈·최도자 의원, 독자 행보를 해 온 이상돈 의원 등 9명을 ‘셀프 제명’했다. 통합당은 이중 김수민·이동섭·이태규 의원 등에게 입당 제안을 했다. 안철수계 합류가 중도 보수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수민, 이태규, 김삼화, 김중로, 이동섭 등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왼쪽부터)이 지난 18일 오전 국회 의사과에 제명서를 접수 한 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수민, 이태규, 김삼화, 김중로, 이동섭 등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왼쪽부터)이 지난 18일 오전 국회 의사과에 제명서를 접수 한 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안철수계 일부 의원도 영입 제안을 인정하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섭 의원은 통합당 합류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염동열 의원을 만나 구체적인 합류 시기와 방법, 총선 출마지 등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의원 주변 인사는 "(통합당과 이 의원 사이에) 간극이 적지 않다. 협의할 것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수민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이나 선거 연대에 대한 제의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입당하라는 요청도 받았다”며 “나 혼자 통합당에 입당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문재인’ 전선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태규 의원은 “통합당에 가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서울특별시당 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풍선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서울특별시당 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풍선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제명된 9인 중 김중로 의원은 이미 통합당에 합류했다. 그보다 앞서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도 독자적으로 통합당에 입당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함께 창당을 준비 중인 다른 의원들의 생각이 다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개인적인 뜻이 다르다면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18일 안철수계 의원들과 함께 제명된 임재훈 의원 역시 통합당 합류를 고민 중이다. 임 의원은 “입당 제안을 한 정당이 여러 곳인데 그중에는 통합당도 있다”며 “숙고 중으로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계 일부가 통합당으로 가게 되면 현재 안 전 대표가 창당 작업 중인 국민의당으로선 전력에 적지 않은 차질을 입게 된다. 당초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8명 전원이 국민의당으로 옮겨오고, 여기에 양당 체제에 반감을 가진 중도 인사를 플러스알파로 흡수한다는 계획이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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