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셰익스피어' 타이거 우즈 다룬 에세이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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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북오션]

[사진 북오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다룬 에세이 '타이거 우즈 시대를 사는 행복'(성호준 지음, 북오션)이 출간됐다.

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타이거 우즈를 알고, 대부분 좋아한다. 그러나 우즈 내면의 모습까지 보기는 어렵다. 골프 중계 방송을 봐도 그저 '우즈가 몇 번 아이언으로 쳤다, 몇 번 우승했다' 등의 내용들만 나온다.

저자는 마치 조선시대 사관(史官)이 된 기분으로 최고의 스포츠 스타 우즈를 꼼꼼히 관찰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이나 칭기스칸 같은 역사를 바꾼 인물 옆에서 이를 기록한다는 것은 행운이었다고 적었다.

우즈는 사생활에 대한 강박이 있다. 그의 요트 이름이 '프라이버시'이고, '물고기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이빙을 좋아할 정도다. 저자는 철의 장막 뒤의 우즈의 모습을 관찰했다.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다. 우즈는 킬러로 자랐다. 아버지의 섹스 중독을 증오했다. 우즈는 아버지의 묘비를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가슴 속에 허한 구멍이 있었고, 결국 아버지와 비슷하게 됐다. 저자는 “영화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하다. 어떤 시나리오 작가도 우즈의 삶 같은 이야기를 쓰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우즈는 현대의 셰익스피어”라고 했다.

책은 소시오패스 같은 삶을 살던 우즈가 풍상을 겪으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난 속에서 인간이 겸손하고 현명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우즈가 증명했다.

우즈는 예전처럼 파워가 넘치지는 않지만 201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스타는 늙고 힘이 빠져야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둠 속에서만 별빛을 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취재원과 너무 친해서도 안 되고 너무 멀어서도 안 된다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을 접고 우즈에 대한 사심이 들어간 에세이를 썼다. 쉽게 읽힌다. 알려지지 않은 우즈의 에피소드 등이 생생하다. 스포츠 기자의 애환과 즐거움도 엿볼 수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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