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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디젤 엔진 개발한 회사, 가장 진화한 트럭 내놨다

중앙일보

입력

왼쪽부터 중소형 TGL, 대형 TGS와 TGX, 중대형 TGM 모델. [사진 MAN]

왼쪽부터 중소형 TGL, 대형 TGS와 TGX, 중대형 TGM 모델. [사진 MAN]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 스페인 북부 빌바오 항만. 수출입 컨테이너가 산적한 부둣가에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텐트가 세워져 있었다.

세계적인 상용차 제조업체 MAN트럭(만트럭)의 신차 발표회가 20년 만에 열린 것이다. 독일 뮌헨 본사 임직원은 물론 세계 각국의 만트럭 지사와 관련업체 직원 및 법인 고객들, 그리고 전 세계 기자 700명이 참석했다.

지난 10일 스페인 빌바오 항만에서 열린 MAN트럭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이 환담하고 있다. 빌바오=박성우 기자

지난 10일 스페인 빌바오 항만에서 열린 MAN트럭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이 환담하고 있다. 빌바오=박성우 기자

트럭은 승용차와 달리 고객층이 한정적이어서 신차 니즈가 크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신차 개발비용이 전가돼 가격이 올라가는 걸 싫어하는 차주도 있다. 만트럭의 신차가 20년 만에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럭을 개발∙생산하는 엔지니어∙디자이너∙금형 제작자 등의 입장에선 신차 제작이 직장 생활 동안 한 번 있을 소중한 기회다. 실제로 이날 성대한 론칭 행사 말미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선 대형 트럭 모델인 TGX와 TGS, 중대형 카고 트럭 TGM, 중소형 카고 트럭 TGL 등 4개 모델이 동시에 소개됐다.

뉴 MAN TGX 시리즈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 영역까지 넓어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MAN]

89도까지 젖혀지는 문짝과 계단 형태의 입구는 뉴 MAN TG의 특징이다. [사진 MAN]
뉴 MAN TGS 35.500 4-액슬 트럭. [사진 MAN]
뉴 MAN TGM 시리즈. [사진 MAN]

만트럭 측은 신차 ‘더 뉴 MAN TG(트럭 제너레이션)’ 라인업의 최대 장점으로 고객 편의를 들었다. 장거리를 운전하고 트럭에서 숙식도 하는 화물 차주들에겐 편의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요아힘 드레에스 만트럭 회장은 “(운전석이 있는) 캡을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해 현존하는 상용차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고 편안한 업무공간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윈드스크린 위에 넓직한 수납공간이 있다. [사진 MAN]

운전석 옆에 아이스 박스가 있는 뉴 MAN TG 인테리어. [사진 MAN]
완전 디지털화한 뉴 MAN TG의 콕핏. [사진 MAN]
뉴 MAN TG의 대시보드와 계기판은 모두 운전석을 향해 기울여 놨다. [사진 MAN]
조수석은 회전이 가능해 취침시 방해가 되지 않는다. [사진 MAN]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운전석, 1100L가 넘는 넓은 휴식 공간, 누워서 차내 각종 기능을 가동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 등은 모두 13개국, 150명의 실제 고객을 인터뷰한 뒤 탑재됐다.

만트럭 측은 “리모트 컨트롤은 혁신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무선으로 하는 게 맞는데 고객 인터뷰 결과 유선으로 해야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해 유선으로 만들었다”며 “고객 의견이 그만큼 세세하게 반영된 트럭”이라고 설명했다.

화물 차주들에게 민감한 연비 개선도 이뤄졌다. 만트럭 측은 신차발표회와 각종 자료를 통해 연비가 이전 대비 8% 절감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차량 소유에 드는 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적재량은 230㎏ 늘렸다고도 소개했다.

이밖에 12인치 와이드 스크린, 스마트폰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함께, 운전석까지 힘들게 올라가지 않아도 차 밖에서 라이트 등을 켤 수 있는 기능도 가장 진화한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장거리 수송용 대형 트럭 TGX 모델. [사진 MAN]

장거리 수송용 대형 트럭 TGX 모델. [사진 MAN]

졸음운전 등 사고를 줄이기 위한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됐다. 도심 운행 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턴 어시스트 기능이 법정의무 시기보다 4년 빨리 적용됐고, 옆 차선 차량을 감지해 경고하는 레인 체인지 어시스트를 비롯해 안전 운행에 필요한 기능들이 대거 탑재됐다. 만트럭은 고객에게 유지보수·금융·디지털 서비스 등 통합 운송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행사장 밖 부둣가에 주차된 뉴 MAN TG 트럭들을 참석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빌바오=박성우 기자

행사장 밖 부둣가에 주차된 뉴 MAN TG 트럭들을 참석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빌바오=박성우 기자

이번에 공개된 뉴 MAN TG 시리즈는 내년에 국내에 출시할 전망이다.

만트럭의 한국법인인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서울 도심과 수도권을 잇는 2층 광역버스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한-EU FTA 체결에도 불구하고 한국만의 독특한 규제가 있어 고민”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MAN트럭버스코리아는 서울 도심과 수도권을 잇는 2층 광역버스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정식 운행을 앞두고 용인시청에서 열린 시승행사. [연합뉴스]

MAN트럭버스코리아는 서울 도심과 수도권을 잇는 2층 광역버스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정식 운행을 앞두고 용인시청에서 열린 시승행사. [연합뉴스]

그는 ‘2층 버스의 장애인석 2개는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사례를 들었다. 버거 사장은 “나라마다 규제가 다르고 한국의 법규는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FTA를 체결하면 유럽과 같아질 거라고 기대했는데 실상은 다른 것 같다”며 “연유를 알 수 없는 규제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행사가 독일이 아닌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것과 관련해, 만트럭 관계자는 “날씨가 온화하고 물가가 싸 독일 회사들이 스페인에서 대형 행사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특히 빌바오는 세계 90개국과 연결돼 있는 운송의 중심지로 만트럭의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인구 35만명의 빌바오는 만트럭 신차 발표회 덕분에 호텔·컨벤션센터·단기 아르바이트생 등 반짝 호황을 누렸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참가자는 없었다.

아시아에선 만트럭의 모그룹인 폴크스바겐(트라톤)과 제휴 관계에 있는 일본 히노자동차 관계자들, 그리고 한국의 CJ대한통운∙대신택배 등 법인 고객들이 참석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MAN트럭 '더 뉴 TG' 발표회가 끝난 뒤 신차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모여 있다. [사진 MAN]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MAN트럭 '더 뉴 TG' 발표회가 끝난 뒤 신차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모여 있다. [사진 MAN]

만트럭의 이니셜(MAN)은 아우그스부르크-뉘른베르크 기계공장이란 뜻이다. BMW가 바이에른 자동차 공장의 약어인 것과 같은 이치다. 2011년 폴크스바겐그룹에 편입된 만트럭은 1897년 세계 최초로 디젤 엔진을 개발하고 1915년 세계 최초로 트럭을 생산한 상용차량의 선구자적 기업이다.

빌바오(스페인)=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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