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SK '무섭네'…삼성에 2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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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앞바다의 '용오름' 현상이 그 전조였을까. 5일 인천 앞바다에서 '비룡' SK 와이번스가 하늘로 치솟았다.

SK 와이번스가 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을 3-2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무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초보 조범현 감독을 따라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선 SK는 위기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해 열차례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김응룡 감독이 지휘하는 지난해 우승팀이자 17번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을 무너뜨렸다.

누가 SK를 '영건들의 팀'이라고 했나. 시즌 도중 더그아웃에서 숨을 죽이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던 SK 노장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가을 잔치에서 힘을 발휘했다.

야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기태(34)가 시동을 걸었다. 2회말 무사에서 타석에 선 김기태는 잘 던지던 삼성 선발투수 김진웅 쪽으로 총알 같은 중전안타를 날렸다. 빠른 타구를 피하려 주저앉았던 김진웅은 보크에 이어 조경환의 빗맞은 타구에 다시 주저앉아야 했다. 부러진 방망이와 함께 3루수 김한수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간 조경환의 타구는 결승타점이 됐고 김진웅은 준플레이오프 7연패라는 치욕을 안았다.

프로 13년차 김원형은 4회 구원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 1차전에서 8회 구원등판해 1과3분의2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잠재웠던 그는 선발 스미스가 4회초 홈런에 이어 이승엽.양준혁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리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김원형은 강타자 마해영을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플레이로 유인하고, 김한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 위기를 간단히 수습하면서 거칠 것 없이 내달렸다.

인천=성호준.김종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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