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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코끼리섬의 턱끈펭귄 7만쌍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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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끈펭귄이 눈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 턱에 있는 까만 무늬를 따서 붙은 이름이다. 그린피스는 남극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이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제안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턱끈펭귄이 눈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 턱에 있는 까만 무늬를 따서 붙은 이름이다. 그린피스는 남극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이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제안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남극 코끼리 섬의 턱끈펭귄이 7만쌍 줄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1일 "남극대륙 동북부 코끼리섬에 살던 턱끈펭귄의 개체 수가 1971년보다 7만쌍 줄었다"고 밝혔다.

턱끈펭귄은 턱을 가로지르는 검은색의 띠무늬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황제펭귄·아델리펭귄과 함께 남극을 대표하는 펭귄으로 수명은 15~20년에 이르고, 한 번에 2개의 알을 낳는다. 몸길이 약 68㎝, 몸무게 6㎏ 정도에, 성격은 사나운 편이다.

남극 트리니티반도에서 찍힌 턱끈펭귄과 아델리펭귄(먼 쪽) [사진 그린피스]

남극 트리니티반도에서 찍힌 턱끈펭귄과 아델리펭귄(먼 쪽) [사진 그린피스]

로우 섬에서 찍힌 턱끈펭귄 무리. 새끼 턱끈펭귄은 아직 털 색이 완벽히 구별되지 않은 회색이다. [사진 그린피스]

로우 섬에서 찍힌 턱끈펭귄 무리. 새끼 턱끈펭귄은 아직 털 색이 완벽히 구별되지 않은 회색이다. [사진 그린피스]

50년 만에 개체 수 57% 감소

코끼리 섬에서 찍힌 턱끈펭귄. 이 섬의 개체수는 50년간 57%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그린피스]

코끼리 섬에서 찍힌 턱끈펭귄. 이 섬의 개체수는 50년간 57%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미국 스토니브룩 대학의 헤더 린치(Heather Lynch) 연구팀과 함께 지난 1월부터 턱끈펭귄을 조사했다. 코끼리섬은 턱끈펭귄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은 촬영이 가능한 드론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연구팀은 "섬에 서식하는 모든 턱끈펭귄 무리에서 개체 수가 줄었다"며 "가장 많이 줄어든 무리는 1971년 마지막 조사보다 77% 줄었다"고 밝혔다. 번식 가능한 쌍은 1971년 12만 2550쌍에서 현재 5만 2786쌍으로, 약 7만 쌍이 줄었다.

연구진은 턱끈펭귄 10만쌍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남극 로우섬(Low Island)도 조사하고 있다.

눈 위를 걸어가는 턱끈펭귄. [사진 그린피스]

눈 위를 걸어가는 턱끈펭귄. [사진 그린피스]

남극 기온 18.3℃

빙하 조각이 떨어져나와 물 위에 떠있는 모습. 빙하 위에 검은 점처럼 보이는 부분에 펭귄들이 모여 있다. [사진 그린피스]

빙하 조각이 떨어져나와 물 위에 떠있는 모습. 빙하 위에 검은 점처럼 보이는 부분에 펭귄들이 모여 있다. [사진 그린피스]

남극대륙은 호주 대륙의 2배 크기, 연평균 기온은 내륙은 영하 60℃, 해안가는 영하 10℃ 정도다. 그중에서도 지난 50년간 기온이 3℃ 오른 남극 반도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지역으로 꼽힌다.

남극 코끼리섬 한켠에서는 산 꼭대기에 남은 얼음이 녹아 물로 콸콸 흐르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남극 코끼리섬 한켠에서는 산 꼭대기에 남은 얼음이 녹아 물로 콸콸 흐르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지난 7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아르헨티나 기상청이 6일 측정한 남극 북서쪽 끝 에스페란자 기지의 기온이 18.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고기온은 2015년 3월 17.5℃였다.

WMO는 "기록을 좀 더 검증해야 하나, 맞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기록은 일시적으로 뜨거운 바람이 부는 '푄 현상'의 영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원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기후변화로부터 회복력을 키우고 적응할 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하다"며 "올해 3월 열리는 UN 회의에서 '해양 보호구역 지정' 조약 체결에 한국 정부도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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