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일본 크루즈선…확진자 하루 65명 늘어 135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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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원들이 10일(현지시간) 방역을 위해 트럭을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연결하고 있다. 크루즈 내 확진자는 135명에 이른다. [AP=연합뉴스]

일본 자위대원들이 10일(현지시간) 방역을 위해 트럭을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연결하고 있다. 크루즈 내 확진자는 135명에 이른다. [AP=연합뉴스]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10일 6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일본 후생성이 이날 NHK 등을 통해 알린 수치다. 이로써 기존의 확진자 70명을 포함해 크루즈선 내에서 감염된 확진자 수는 이날 총 135명으로 급증했다. 하루 만에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되며 선상 감염자가 더욱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 감염자는 없다.

발열 호소자 많아…더 늘어날 우려 #업체 “크루즈·항공·호텔요금 환불” #중국 4만명 확진, 사망 1000명 육박

이 크루즈선은 현재 요코하마(橫濱)항 앞바다에 격리 상태로 정박 중이다.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렸던 80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승객들은 하선하지 못하고 2주째 객실 내에서 대기하며 검사를 받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내 감염 사태로 승객들이 어려움을 겪자 크루즈선 운영사는 승객들이 지불한 요금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하지만 돈 문제와 별개로 추가 확진자 가능성을 놓고 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크루즈선 탑승자 약 3600명 중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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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브레이크가 풀린 듯 폭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발표에서 9일 하루 역대 최다인 9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루 사망자가 90명을 넘긴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10일 오후 중국의료포털 사이트인 딩샹위안(丁香園)의 실시간 집계에선 중국 내 누적 사망자가 909명으로 나타났다. 딩샹위안에 따르면 중증 환자는 6484명에 이르고 있어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1000명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중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내 확진자는 이날 오후 4만235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4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급증을 놓곤 중국 당국이 중증 환자의 치료보다는 신규 환자를 막는 데 주력하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후베이(湖北)성의 신종 코로나 대응 정책이 이런 방향이다. 후베이성은 신규 환자를 조기 파악해 이들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데 최우선으로 나서고 있다. 후베이성의 스옌팡(十堰房)현은 발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신고하면 500위안(8만5000원), 발열 증상자가 병원을 찾아 자진 신고하면 1000위안(17만원)을 준다고 공고했다. 이처럼 후베이성이 확산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상대적으로 중증 환자로 향하는 자원 투입은 적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날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중국에서 발표됐다. 중국 학계에 따르면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신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0~24일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측정한 잠복기 중간값은 3.0일이다. 지금까지 중국 보건 당국은 잠복기가 14일을 넘지 않는다고 밝혀 왔다. 미국 정부도 중국 우한에 거주하던 자국민을 국내에 소환한 뒤 2주간 격리 조치를 해 왔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이나 각국 대응과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사실이라면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방역 정책은 시작부터 구멍이 뚫린 게 된다. 중난산은 2003년 중국에서 창궐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퇴치에 기여했던 호흡기 전문가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이영희·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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