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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기업들 "복귀에 2~3일, 격리에 14일…공장 정상화는 요원”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이 중국 전역에서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이 중국 전역에서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공장들이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단했던 조업을 10일부터 재개했지만, 인력수급 문제로 정상 조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대기업들보다 자금력이 약한 중국 진출 한국 중소기업들은 “이달 말까지는 제대로 일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고향 갔던 직원들 2주 자가격리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신종 코로나) 영향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연해(沿海) 지역에서는 10일부터 기업 활동을 재개하겠다”며 공장 재가동 지침을 내렸다.
문제는 춘제(설) 연휴로 중국 각지로 흩어진 공장 인력의 상당수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에 협력사를 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A 대표는 “오늘이 공장 조업 시작 디데이(10일)라 아침부터 중국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인력의 20%만 복귀가 가능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회사와 같은 도시 안에 거주하는 직원들은 직장 복귀를 허락했지만, 외부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에 대해선 14일 자가격리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은 산업의 특성상 365시간 가동해야 해 회사 인근에 비상인력들이 남아있었는데 이 인력들만 회사로 복귀하는 셈이다. A 대표는 “다른 직원들은 이달 25일이나 돼야 출근할 수 있어 조업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10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차 광주공장 2공장의 문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기아차는 이날 중국에서 생산하는 부품 수급차질로 휴업에 들어갔다. [뉴스1]

10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차 광주공장 2공장의 문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기아차는 이날 중국에서 생산하는 부품 수급차질로 휴업에 들어갔다. [뉴스1]

출근자 몰리며 ‘표 구하기’ 하늘에 별 따기 

직원들은 자가격리와 별개로 공장이 있는 지역으로 돌아오는 일부터 곤란을 겪고 있다.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버스나 철도 등 대중교통이 운행을 시작했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서다.
중국 상하이에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기계설비 업체의 B 대표는 “중국 공장은 통상 외부 다른 지방에서 온 직원이 50%는 되는데 고향에 갔던 직원들이 돌아오는 표를 못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10일)부터 조업한다 해도 사람들이 돌아오기까지 2~3일은 걸릴 것 같다”며 “이번 주는 그냥 지나가는 거고 다음 주나 돼야 본격적으로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인근 공장들이 다 마찬가지다. 인력이 곧 가동률인데 정상화는 한참 뒤에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중국의 각 성과 시 등 지방 정부마다 소독제 구비와 체온 검사, 마스크 착용 외에도 공장 내 식당 위생문제 등 까다로운 조업 재개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중국 현지 공장 정상화까지는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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