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스크 전쟁] 마스크 재료 수급은 괜찮나…MB필터 문제 생길 수도

중앙일보

입력

안감과 겉감용 부직포, MB(Melt Blown) 필터, 그리고 나일론 끈.

 보건용 마스크의 주요 구성품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123개 곳의 마스크 제조업체가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스크 재료 수급에 이상이 없는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청 직장어린이집에서 보건소 직원이 원아에게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청 직장어린이집에서 보건소 직원이 원아에게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엔 다양한 형태의 부직포가 쓰인다. 부직포란 실로 짜지 않고(不織) 섬유를 접착하거나 엉키게 해 만든 직물이다. 마스크는 결국 먼지 등 유해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여러 종류의 부직포를 2~4겹으로 포개 재단하고 귀에 걸 수 있도록 끈을 달아 완성된 가리개다.

부직포 안정적 공급엔 지장 없어 

 업계에 따르면 마스크 안감과 겉면을 만드는 데 쓰이는 부직포(폴리프로필렌 스펀본드)의 국내 수요는 연간 최대 2000t 정도다. 이중 절반은 도레이첨단소재가 공급한다. 1t은 마스크 20만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도레이첨단소재 관계자는 “(도레이의)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마스크용 부직포 원료 생산을 늘리는데 큰 기술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마스크 소재 제조사 휴비스는 지난달 부직포의 일종인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300t을 업체들에 공급했다. 남양 부직포, 클린앤사이언스 같은 대형 부직포 가공 업체는 이 재료를 사다 마스크에 들어갈 MB 필터 지지대를 만든다. 이 소재 역시 비교적 쉽게 공급을 늘릴 수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우리의 공급보다는 이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생산을 갑자기 늘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보건용 마스크에서 외부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MB 필터는 얘기가 다르다. 국내 MB 필터 생산자가 소수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KF(Korea Filter) 마크가 붙은 제품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에 따라 이견은 있지만, 보건 당국은 MB 필터가 들어가 있는 마스크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마스크 제조업체인 '㈜와이에스토박이'에서 관계자들이 출하 예정인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마스크 제조업체인 '㈜와이에스토박이'에서 관계자들이 출하 예정인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MB필터는 중국서 수입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마스크용 MB 필터를 만드는 업체는 7곳 정도다. 일부 마스크 제조 업체는 중
국산 MB 필터를 수입해 쓰고 있다. 지금처럼 중국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중국산 필터가 국내에 원활히 공급되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스크 제조 업계는 “마스크에 들어가는 다른 재료는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공기 청정기에도 대량으로 사용되는 MB 필터는 부족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마스크 사재기와 함께 소재 수급에도 좀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 배너를 누르시면 ‘중앙일보 코로나맵’으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95862

위 배너를 누르시면 ‘중앙일보 코로나맵’으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695862

 국내 마스크용 MB 필터 생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이앤에치의 손창영 영업이사도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본다. 이 이사는 “이미 석 달 치 주문이 꽉 차 있어 공기청정기용ㆍ산업용 필터를 생산하던 설비까지 마스크용 필터 생산으로 라인을 돌렸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이사는 또 “수십억 하는 필터 제조 설비를 새로 들이려면 최소한 8개월에서 1년가량 걸려 금방 제조 설비를 갖출 순 없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