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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인간 승리 약물로 얼룩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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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4일(한국시간) 플로이드 랜디스(中)가 도핑 테스트를 받고 도핑통제 박스를 걸어나오고 있다.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2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06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도로 일주 사이클대회)에서 심각한 고관절 부상을 딛고 우승한 플로이드 랜디스(31.미국)가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우승 박탈 위기에 몰렸다.

줄곧 선두권을 달리던 랜디스는 20일 16구간에서 11위까지 미끄러졌다. 선두와는 10분4초 차이로 벌어졌다. 그러나 랜디스는 산악구간 마지막 레이스인 21일 17구간에서 눈부신 역주로 1위와의 격차를 30초로 줄였다. "생애 한 번 나올 수 있는 레이스"였다고 스스로 말했을 정도로 이 구간에서 보여준 랜디스의 파워는 대단했다.

그는 구간 2위인 카를로스 사스트레(31.스페인)보다 무려 5분42초 빠른, 5시간23분36초의 기록으로 17구간을 마쳤다.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구간이었다. 그러나 랜디스의 소속팀 포낙은 "17구간이 끝나고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랜디스가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국제사이클연맹(UCI)이 통보해왔다"고 28일 발표했다. 랜디스 측은 A샘플 결과에 불복, B샘플 확인검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UCI는 B샘플 검사 결과를 랜디스가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따로 자리를 만들어 소명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랜디스가 금지약물을 사용했다고 판정되면 대회 우승 자격이 박탈되고, 2년간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

랜디스 측은 "전날 마신 위스키나 갑상선 질환 치료를 위해 복용하고 있는 호르몬, 혹은 엉덩이 통증 때문에 맞은 주사가 테스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금지약물 사용은 그동안 국제사이클계에서 끊임없는 논란거리였다. 올해에도 투르 드 프랑스 직전 약물 파동이 일어 56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출전정지 처분을 당했다. 그중에는 얀 울리히(독일), 이반 바소(이탈리아) 등 프랑스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던 정상급 선수 9명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까지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를 달성한 랜스 암스트롱(미국)도 공식적인 도핑 검사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지만 끊임없는 약물 복용 의혹을 사고 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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