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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헬리오시티, 단지 헬스장 문닫고 인근 학교 휴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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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번째 확진자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인근 서울 가락초등학교 정문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번째 확진자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인근 서울 가락초등학교 정문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19번째 확진자(36·한국인 남성)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6일 지역 공동이용 공간이 폐쇄되고 아파트 단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는 임시 휴교했다. 헬리오시티는 84개동 9510가구의 대형 단지다. 아파트 카페를 통해 환자의 확인되지 않은 신상정보를 공유하는 등 주민들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9번 환자 거주 알려져 주민 동요 #승강기 손잡이·버튼 일일이 소독 #

헬스장·사우나·탁구장 등이 있는 아파트 주민 커뮤니티센터는 이날 오전 문을 닫고 시설 청소 및 점검에 들어갔다. 사우나 관리인은 “아침에 관리사무소 지침이 내려와 출입을 통제하고 시설 내부를 전부 청소 중”이라며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리사무소에는 “확진자가 정말 우리 아파트에 거주하느냐” “확진자 신원을 알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쳤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우리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보건소와 구청에 문의했는데 ‘역학조사 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와 답답하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긴급회의 후 커뮤니티센터를 잠정 폐쇄하기로 하고 승강기 손잡이와 버튼 등을 전부 소독하기로 했다.

서울 송파구 신종 코로나 대책반이 자가 격리자에게 전달한 생필품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신종 코로나 대책반이 자가 격리자에게 전달한 생필품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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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민 A씨는 “아침에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뭐 하나 구체적인 게 없어 불안하다”며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의 직업에 관한 이야기도 나돌고 있는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40대 주민 B씨는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의 아이가 모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얘기가 엄마들 단톡방을 중심으로 퍼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19번 환자가 ○○○동에 산다”는 글이나 확진자의 직업에 관한 소문을 실시간으로 공유 중이다.

아파트 인근 학교는 긴급 휴업에 들어갔다. 주민 C씨는 “애들은 좋아하지만 엄마들은 난처하다”며 “아침부터 놀랐는데 애 봐줄 사람을 못 구한 데도 많아 집집마다 곤란한 처지”라고 말했다.

23번째 확진자(57·중국인 여성)가 나온 서울 서대문보건소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1차 진료 업무(내과 진료, 예방접종)를 임시 중단한 상태다.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방문 환자의 감염이 우려돼 진료 업무를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입구 근처에는 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돼 내부로 진입하는 방문객의 발열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방문객이 이따금 문을 열고 들어와 보건증만 받아 갔다.

보건소 옆 주차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관계자도 “발열 환자가 선별진료소를 많이 찾고 있다”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백팩을 멘 젊은 남성이 진료소를 방문하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진료실에서 나와 안내를 시작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은 스스로 의심이 되면 적극적으로 선별진료소를 찾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마스크를 쓴 보건소 방문객 D씨(73)는 “마스크 잘 쓰고 손만 잘 씻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건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으니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들은 울상이다. 한 음식점 주인은 “안 그래도 신종 코로나 이후 손님이 30% 정도 줄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보건소 옆 연북중은 교문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박성운 교장은 “지금까지 건물 출입만 막았는데 확진자가 나왔다는 보도 이후 교문에서부터 학부모와 차량을 통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7일로 예정된 졸업식도 강당 대신 각 교실에서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방송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은혜·박건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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