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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무리한 공소장 감추기 시도" 정의당마저 등 돌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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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이 6일 ‘공소장 비공개’ 논란을 비판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결정은 타당성 없는 무리한 감추기 시도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법무부 결정에 유감”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15년 넘게 공소장 전문을 공개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일부 언론에 보도된) 공소장 내용이 진실이라면, 청와대가 권한을 남용해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성역 없이 수사돼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참여연대에 이어 친여 성향의 정의당마저 등을 돌린 셈이다. 참여연대는 5일 “청와대 전직 주요 공직자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명예 및 사생활 보호나 피의사실 공표 우려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야권은 “대통령 연루 정황을 밝혀야 한다”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소장을 기어이 꽁꽁 숨긴 것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셀프 유죄 입증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문 대통령은 허수아비 장관을 내세우지 말고 직접 공소장을 공개하고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스스로 무덤을 파지 말고 떳떳하게 공개하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재철 원내대표는 “추미애 장관이 정권 방탄에만 몰두하는 권력의 앞잡이에 불과한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알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다. 검사들이여, 추 장관 (사퇴) 연판장을 돌리시라”(정미경 최고위원) “공소장 가지고 대통령을 탄핵한 사람들”(김진태 의원)이라는 검사 출신 한국당 의원들의 비판도 잇따랐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민주주의가 참 고생이 많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의 사적 욕망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측근 당선이 소원’이라는 상사의 유치한 욕망 때문에, 울산시장 부정선거 개입에 가담한 청와대 부하들이 검찰에 줄줄이 기소됐다”고 꼬집었다.

새로운보수당 1호 인재로 영입된 김웅 전 부장검사도 "(공소장 비공개는) 국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법에 보면 ‘국가 안위’에 관련된 부분만 빼고는 제출하도록 돼 있다”며 “법을 고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공개는) 엘리트들이 ‘국민 대신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게’ 하는 오만한 생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여당은 “정당한 절차 준수”라며 맞섰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국회의 자료제출요구에 응해 공소장이 제출되면 곧바로 의원실을 통해 언론에 공개되는 ‘나쁜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일 뿐”이라며 “법무부의 조치는 만시지탄일지언정 부당하게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왜 이 사건부터냐는 시비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대구고검장 출신으로 민주당 영입인재 4호인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위 울산 사건에 대해선 처리 과정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또 관련된 분들이 정부·여당 쪽"이라며 "'왜 하필 이 사건부터 (공소장을 비공개하느냐)는 시비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 교수는 공소장 비공개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추 장관의 방향은 좋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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