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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감염자와 15초 머물렀는데···코로나 감염된 中남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곁에 15초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건은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장베이(江北)구에서 발생했다.

저장성 닝보시 장베이구 거주의 56세 남성 #1월 23일 오전 시장에 야채 사러 갔다가 #한 가게서 무증상 감염자와 15초 함께 머물러 #2월 4일 확진 확인돼 무증상 감염 위험 일깨워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선 무증상 감염자의 곁에 15초 머무른 것만으로도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선 무증상 감염자의 곁에 15초 머무른 것만으로도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장베이구에 거주하는 56세의 남성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지난 4일이었다. 현재 지정 의료기관에서 격리 치료 중에 있는데 닝보시 당국은 역학 조사를 실시하면서심상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

남성은 발병하기 14일 이전 기간 확진 환자가 발생한 거주지에 살지도 않았고 또 다녀온 적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야생동물과의 접촉 경험도 없었다. 어떤 확진 환자와도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신종 코로나 전파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신종 코로나 전파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이에 닝보시 당국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통해 남성의 동선을 일일이 추적하기 시작했다. 1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모두 여섯 차례 활동이 잡혔다. 이 중 다섯 차례는 시장 등으로 나가 물건을 구입한 것이고 한 차례는 가족 식사 모임을 가진 것이었다.

여기서 닝보시 당국은 1월 23일 오전 7시 47분과 58분 사이에 이 남성이 솽둥팡(雙東坊) 야채시장에서 장을 봤는데 당시 최근 확진 환자로 판정을 받은 한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61세의 여성은 지난 1월 19일 단체로 절에 갔다가 감염된 케이스다.

중국 우한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가 30시간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아 슬픔을 안기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우한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가 30시간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아 슬픔을 안기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닌데 한 야채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있었으며 둘이 함께 있었던 시간은 15초에 불과했다. 마스크는 두 사람 다 쓰지 않고 있었다. 닝보시 당국은 56세 남성이 다른 경로로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상황을 가장 의심하고 있다.

이 경우 불과 확진 환자의 곁에 잠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커다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당시 여성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감염된 것을 모르는 상태였다. 무증상 감염자였던 것이다.

중국 당국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대처 방안 강화를 발표했다. [중국 중국망 캡처]

중국 당국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대처 방안 강화를 발표했다. [중국 중국망 캡처]

중국 신종 코로나 확진·사망자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신종 코로나 확진·사망자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는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신종 코로나 전파가 생각보다 빠르고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이 5일 무증상 감염자를 찾는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한 것과 무관치 않은 사례로 비상한 관심을 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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