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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안 갔는데"···호주 학교, 기숙사서 한국계 여학생 쫓아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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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노스쇼어에 위치한 여자 사립학교 레이번스우드. [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노스쇼어에 위치한 여자 사립학교 레이번스우드. [연합뉴스]

호주 시드니의 한 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한국계 여학생에게 기숙사 퇴거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올해 고1(10학년)인 이 학생은 지난달 27일 건강검진을 받고 시드니 노스쇼어에 있는 여자 사립학교 레이번스우드의 기숙사에 입소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학교 측은 이 학생이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적이 있다며 2주간 자가 격리를 이유로 퇴거 요청했다.

해당 학생의 아버지는 "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뒤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고 더구나 중국을 방문한 사람과 접촉도 없었다. 따라서 어떠한 감염 증상도 없다"면서 항의했다. 딸의 수업 참여를 막을 뿐 아니라 기숙사까지 떠나 있으라는 요구는 극단적인 처사라는 입장이다. 현재 이 학생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상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최근 개학을 맞아 각 학교에 중국을 방문한 학생들에게 14일 동안 자가 격리토록 지침을 내렸다. 앤 존스턴 레이번스우드 교장은 "그 여학생이 경험한 불편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면서도 "이 결정은 유례없이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위협으로부터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예방 조치로서 개인적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드니 동부의 세인트 캐서린 학교는 이 같은 이유로 격리 조치를 당한 기숙사 학생들에게 14일 동안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 거처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쥴리 타운센드 교장은 "교직원들이 격리된 학생들과 함께 있으면서 컴퓨터를 통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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