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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거리의 만찬’ 여성 혐오 발언 김용민 세워 비난 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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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씨. [중앙포토]

김용민씨. [중앙포토]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KBS 2TV 시사교양 ‘거리의 만찬’이 과거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꼼수’ 출신 김용민씨를 새 진행자로 발탁해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5일 KBS에 따르면 ‘거리의 만찬’은 시즌2를 시작하며 시사평론가 겸 방송인 김씨와 배우 신현준씨를 새로운 MC로 선정했다. 시즌1은 방송인 박미선씨와 가수 양희은·이지혜씨 등 여성 3인이 맡았다.

그러나 MC 교체 사실이 알려진 후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게시판에는 MC를 바꾸지 말아 달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자는 “김용민은 ‘미국 여성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그대로 MC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50분 기준 5459명의 동의를 얻었다. KBS의 시청자 청원은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한다.

[사진 KBS]

[사진 KBS]

‘거리의 만찬’ 시즌1에서 여성 MC들은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임신 중단을 경험한 여성의 이야기, 맘카페와 관련한 엄마들의 경험담을 다루며 한국 YWCA연합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중 성평등부문상,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새로운 남성 MC들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과거 여성 혐오성 발언을 해 온 김용민씨가 이 프로그램을 맞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김씨는 2012년 총선 때 서울 노원갑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직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강간해서 죽이자"고 폭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김용민은 당시 자신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위터에 “과거에 했던, 개그·연기라 해도 옳지 않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 외에도 그는 출산율 저하 대책을 언급하면서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자정에 무조건 음란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하고 주말엔 특집으로 포르노를 보여줘야 한다”,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버닝선대인’이라는 새 코너 영상을 올렸다 “성폭력 마약 불법촬영 피해자가 있는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사과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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