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10명 확인됐다. 5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홍콩 남성이 탔던 크루즈선의 승객과 선원 가운데 10명에게서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열 등 증상자 273명 유전자 검사 실시 #31명 검사에서 10명이 양성 반응 나와 #승객 전원 14일간 배에 '해상 격리' 방침
이로써 일본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감염자 수는 5일 현재 총 3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가토 가츠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과 농후접촉자 273명에 대해 검체를 채취했으며, 이 가운데 31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10명에게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크루즈선에는 승객 1045명, 선원 2666명 등 총 3711명이 타고 있었다.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만 결과가 나온 것이어서, 추가 검사 결과에 따라선 감염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확인된 10명의 확진자 가운데 일본 국적자는 3명이다. 그 외에 중국인 3명, 호주인 2명, 미국인 1명, 필리핀인 1명 등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요코하마(横浜)시 소방국과 해상보안청 등에 따르면 크루즈선으로부터 승객 10명을 이송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이들을 가나가와(神奈川)현 의료기관으로 이송했다.
일본 검역당국은 또 이 배의 탑승객 3700여명에 대해, 증상이 없더라도 14일간 선내에 머무르도록 할 방침이다.
3700여명을 태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을 출발해 가고시마(鹿児島), 홍콩, 베트남, 타이완 등을 거쳐 지난 1일 오키나와(沖縄)현 나하(那覇)에 기항한 뒤, 3일 요코하마 인근 앞바다에 정박 중이다.
이 배에 탔던 80세의 홍콩 남성(25일 홍콩에서 하선)이 지난 1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고, 일본 검역당국은 3일 저녁 크루즈선으로 검역관을 투입해 3700여명 전원에 대한 대대적인 검역작업을 벌였다.
80대 모친과 배에 탄 한 승객은 NHK에 “어머니의 고혈압 약이 다 떨어져서 큰 일이다. 승객 중에는 고령자가 많아, 비슷한 상황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