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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유튜브로 영상예배” 국방부 “신병 입소식 가족출입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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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성수와 성가책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뉴시스]

2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성수와 성가책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는 일상생활의 풍경도 바꿔 놓았다. 교회에선 영상 예배가 등장했고 군의 신병 입소식에 가족 동반 참석이 불허됐다. 대학가의 입학식과 졸업식도 줄줄이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가 바꾼 일상 #명동성당 입구 성수대 폐쇄시켜 #예비군훈련 한 달 늦춰 4월 시작

일요일인 2일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는 현장 예배 대신 설교 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박세덕 담임목사에 따르면 교회가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6번째 확진자인 55세 한국인 남성이 지난달 26일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교회 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드러난 게 결정적 계기다. 이 일로 이날 오전 6시 명륜교회는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에서 1위를 했다. 전날(1일) 밤에만 전파 위험성을 묻는 등의 문의 전화를 300통가량 받았다고 한다. 박 목사는 “교인들이 주일에 모이지 않는 건 교회로서 있을 수도 없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는 이날 현장 예배를 진행했지만,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했거나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성도에게 “유튜브를 통해 영상 예배를 보라”고 권고했다. 또 “현장 예배 시 마스크를 착용해도 된다”고 안내했다.

천주교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 명동성당은 이날 성당 입구의 성수대를 폐쇄했다. 신도들이 손끝으로 성수를 찍어 십자 성호를 그을 때 사용되던 곳이다. 수원교구 관내 217개 본당 성당의 성수대도 당분간 폐쇄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는 6일 예정된 사제·부제 서품식과 관련해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가급적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불교 조계종은 지난달 31일 주지 스님들에게 “법회와 행사 때 마스크를 쓰고 손 세정제를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열리는 방생법회 등 행사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최승임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비말로 전파되고 2차·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만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군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는 각 군 본부에 신병 입소식이나 수료식에 동반 가족의 출입을 금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3~4일 신병 입소식이 열릴 부대에 가는 가족들은 정문에서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강원도 일부 부대는 이미 입영 행사를 가족 동반 없이 치렀다. 국방부는 또 올해 예비군 훈련의 시작일을 3월 2일에서 4월 17일로 늦추기로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견된 서울·일산·평택의 일부 부대에선 부대장 자체 판단에 따라 장병의 평일 외출(장병의 35% 내외 허락)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대학가에선 입학식과 졸업식이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오는 18일과 19일로 예정된 입학식을 열지 않고 편입생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무기 연기하기로 2일 결정했다. 오는 21일 예정된 졸업식도 대폭 축소(참석자 1000명→100명 규모)한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도 오는 4일 예정된 편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하고 중국 유학생 약 200명에게 입국 연기와 자가 격리를 요청·권고 중이다.

이철재, 김민중 기자
아산·진천·전주·대구·춘천=신진호·박진호·최종권·진창일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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