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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전세기 일본인 3명 확진…2명은 입국 때 증상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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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중국 우한에서 일본인 210명을 태우고 출발한 두 번째 전세기가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하는 것에 대비해 앰뷸런스가 공항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지·AFP=연합뉴스]

30일 중국 우한에서 일본인 210명을 태우고 출발한 두 번째 전세기가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하는 것에 대비해 앰뷸런스가 공항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지·AF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29일 전세기로 입국한 일본인 귀국자 가운데 3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자로 확진됐다.

무증상 감염 일본선 처음, 전체 11명 #210명 태운 2차 전세기 하네다 도착

이중 두 명은 증상이 없었지만 감염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감염자는 중국을 제외하곤 해외에서 보고된 첫 사례다.

30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9일 귀국자 206명 가운데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다.

이중 50대 남성 1명은 귀국 전세기 안에선 별 증상이 없었지만, 이후 목의 통증과 콧물 등의 증세가 있어 병원에 입원했고, 체온이 38.7도까지 올랐다. 29일 밤 11시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40대 남성 1명과 50대 여성 1명은 증상이 없는 상태로 도쿄 하네다공항에 입국했다. 이후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귀국자 모두에게 실시된 의료기관 검사 결과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일본 국내에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우한 폐렴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이로써 일본내 감염자는 11명으로 늘었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무증상이어도 PCR 검사(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일본 내 첫 사례"라며 "무증상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고 앞으로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50분엔 전날에 이어 우한으로부터 자국민 210명을 태운 두 번째 전세기가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진 귀국자 가운데 13명이 발열 등의 증세를 보여 도쿄도내 4개 병원으로 나눠 이송됐다.

나머지 귀국자들은 전원 도쿄의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뒤 도쿄도내 숙박시설로 이동했다. 이들은 적어도 1주일 간 외출을 할 수 없고, 이후로도 1주일 간 외출이 제한된다고 NHK는 전했다.

30일 중국 우한에서 두 번째 전세기를 타고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귀국한 일본인들이 전세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귀국자는 210명이다. [지지·EPA=연합뉴스]

30일 중국 우한에서 두 번째 전세기를 타고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귀국한 일본인들이 전세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귀국자는 210명이다. [지지·EPA=연합뉴스]

전날 도착한 206명 중엔 증상이 있었던 12명이 병원에 입원했고, 증상이 없었던 194명 중 191명은 일본 정부가 마련한 숙박시설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검사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간 1명 외에 나머지 2명은 검사 자체를 거부하고 현재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귀국자 전원을 강제 격리 조치하지 않아 발생한 이탈자를 두고 일본 정부와 정치권에서 "검사를 받을 사람만 귀국시켜야 한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30일 국회에서 "장시간에 걸쳐 설득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한편 우한에서 온 관광객들을 태웠던 버스 기사에 이어 같은 차에 동승했던 관광 안내원의 감염까지 전날 확인되면서 후생노동성은 "일본 국내에서도 사람으로부터 사람에의 감염이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무증상 감염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일본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 후생노동성은 유사 증세 감시 대상으로 우한에 다녀왔거나 우한 폐렴 환자와 접촉한 사람 가운데 발열 등의 증세가 있는 사람이 의료기관에 올 경우 지역 보건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무관하게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자 감시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첫 정부 대책본부 모임에서 "지금까지 실시해온 대책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우한 체재 이력이 있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증상 유무와 관계 없이 건강상태를 추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김상진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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