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항공기 116편에 우한폐렴 환자 탑승" 中 긴급공지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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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에 일제히 기차와 항공기 등 총 116편에 우한 폐렴 확진자가 탑승했다는 긴급 공지가 올라왔다. [인민망 캡쳐]

“긴급 공지. 116편의 열차ㆍ항공기에 환자 탑승”

탑승객 추산 10만여 명...밀접 접촉 감염될 경우 기하급수적 확산 우려

중국 포털사이트와 인민일보 등 주요 언론에 29일 일제히 '긴급 공지'가 떴다. 기차와 항공기, 버스 등 총 116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환자가 탄 사실이 확인됐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보도하면서다. 공지를 본 탑승객들은 즉시 당국에 자진 신고해달라는 요청도 포함됐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진자가 탑승한 상태로 운행된 열차는 1월 12~24일까지 총 69대로 나타났다. 감염자가 몇 명 탑승했고 어디로 향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문제의 열차 중 신종 폐렴 발원지인 우한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한 경우가 41대로 가장 많았다. 이 열차들은 중국 각지로 운행했다. 중국 북부 선양(沈阳)에서부터 베이징을 비롯해 중서부 시안(西安)과 남부 광저우(广州)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들 열차의 중간 경유지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 전역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열차 종류 역시 공개돼 있지 않지만 한국의 고속철에 해당하는 중국 가오티에(高铁)의 경우 승객이 1000여 명, 일반 열차는 1600명 가량 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9대 열차의 탑승객은 최대 9만 여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들 중 누구든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해당 교통편에 탑승한 승객들은 즉시 당국에 자진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인민망]

항공편은 지난 6일부터 26일 사이 총 29편에 우한 폐렴 확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6일 항공편은 중국 북부 내몽골의 우란하오터(乌兰浩特)에서 출발해 중국 하이난(海南)성 하이코우(海口)로 향한 하이난 항공 HU7654편이었다. 당시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시 내의 문제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다. 그러나 당시에도 이미 중국 북부와 남부를 오갔던 신종 폐렴 확진자가 있었다는 얘기다.

우한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한 건 17편(58.6%)이었다. 상당수가 상하이(上海)와 충칭(重庆) 등 중국 대도시를 모두 오갔다. 해외를 오간 항공편도 확인됐다. 지난 26일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중국 시안으로 들어온 스쿠트(Scoot) 항공 TR134편 역시 탑승객 신고 대상 항공편에 포함됐다. 현재 싱가포르의 확진자 수는 7명으로 태국 14명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많다.

항공편에 확진자가 탑승했다는 것은 중국 당국의 검역망이 허술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우한을 봉쇄하는 등 초강경 대응 태세에 돌입한 지난 23일 이후인 25일 항저우(杭州)에서 출발한 중국 럭키에어 8L9564편 등 3대에서 확진자가 발견됐다. 각종 발열 체크 등 공항 검역이 최고 수위로 높아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전날 리싱왕(李兴旺) 베이징 디탄(地坛) 병원 전염병 전문의는 공개 기자회견에서 “증상이 없었는데도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우한 폐렴의 무증상 감염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열이 없고 약간 피곤하다고 느낀 정도의 사람들도 감염이 확인됐다”고도 했다. 항공편에 탄 승객이 무증상 감염자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기의 승객은 일반적으로 300~500명이다. 29편의 항공기에 최소 1만 명의 승객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간 운행하는 버스 18대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탔다. 버스에선 우한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한 경우는 없었으며 허난(河南)성의 시와 시를 잇는 버스 등이었다. 중국 내몽골의 바오터우(包头) 공항의 공항버스 안에서도 확진자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