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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에 국내외 증시 몸살인데…코스피, 개인만 샀다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공포가 시장을 뒤덮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공포가 시장을 뒤덮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국내외 금융시장을 뒤덮었다. 확진자 발생 지역이 아시아를 넘어시 북미(미국·캐나다), 유럽(프랑스·독일)로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개인, 유가증권시장 6686억원 순매수 

28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3% 넘게 빠지며 큰 몸살을 앓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증시도 우한폐렴 우려에 시달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41포인트(3.09%) 내린 2176.72로 마감했다. 설 연휴로 5일 만에 문을 연 코스피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2200선을 내줬다. 이후 낙폭을 키워 결국 2180선마저 무너졌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은 5247억원과 1924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데 비해 개인은 668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0.87포인트(3.04%) 급락한 664.70으로 종료했다.

미국·유럽·일본 증시 동반 하락

타격을 입은 것은 국내 증시만이 아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57% 하락한 28535.80으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57%, 나스닥 종합지수는 1.89% 하락했다. 뉴욕 증시가 1% 넘는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 낙폭은 더 컸다. 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2.29%,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는 2.74% 급락했다. 27일 2% 넘게 떨어졌던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28일에도 0.55% 추가 하락했다. 중국, 홍콩, 대만 증시는 춘제 연휴로 휴장 중이다.

달러·금값은 뛰었다

증시가 출렁이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의 몸값은 비싸졌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8원 하락한 1176.7원에 거래를 마쳤다(환율 상승). 이는 지난달 12일(달러당 1186.8원) 이후 28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전 자산으로 손꼽히는 금값은 올랐다. 27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5.50달러) 오른 1577.4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약 6년여만의 최고 수준으로 장중 한때 1588.4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9%(1.05달러) 미끄러진 배럴당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국 내 감염자수 언제 꺾이냐가 관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서는 투자금이 빠지고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한폐렴은 과거 사스(SARS)보다 초기확산 속도가 빨라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아직 강하지 못한 상황에서 걱정거리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 내 감염자 수가 언제 정점을 찍을 것인가에 달려있다"며 "춘제 연휴를 고비로 감염속도가 진정된다면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되겠지만, 연휴 이후에도 감염자수가 빠르게 증가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상당 기간 동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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