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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中관광객 70% 개별관광, 통제 안돼···우한폐렴 심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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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내 세 번째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긴급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내 세 번째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긴급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내에서 이른바 '우한 폐렴' 세번째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 시장은 26일 서울시청 6층에 꾸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대책반 상황실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어제 하루 중국에서 68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15명이 사망자가 나왔다"며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한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공장소 화상감시 카메라 설치 추진 #자가 격리시 시와구의 재난기금 사용 #손으로도 전염 가능, 각별히 주의해야

박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며, 언론에서 보도되는 (중국 우한 현지) 동영상을 보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며 "우리도 안전지대가 아니며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와 계속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 의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감염자가 9만명 이상이며 2차 변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을 언급한 것이다. 또 바이러스로 인해 연쇄 실신자가 발생하고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는 영상 등 출처가 불분명한 영상이 인터넷으로 유포되고 있는 상황으로 서울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제 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는 3명으로 이 중 서울시 확진자는 1명이다. 이 들 중 격리해제를 받은 환자는 6명, 접촉자 능동 감시자는 36명이다. 서울시는 "3번 확진자의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감염병은 선제대응이 중요한데, 중국은 선제대응이 못해 초동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심각성을 고려하면 더 선제적인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4일 총리주재 대책회의에서 서울시는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에 국한하지 말고, 기침과 가래 증상도 포함해야 하며, 우한 외에도 후베이 성으로 지역을 확대해 접촉자들을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요청해 중앙정부에서 받아들인 상태"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시장은 "중국은 그룹 관광을 금지했지만, 여전히 개별관광으로 서울과 국내에 계속 중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형태로 보면 (전체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의) 70%가 개별관광으로 호텔보다 게스트하우스 등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숙소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박 시장은 "이런 의미에서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며 "중국 상황을 정확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했던 것처럼 화상 감시 카메라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명절 연휴로 이동이 많아 시민들도 비말(침)뿐만 아니라 손으로도 전염된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어 시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상 발생하면 보건소에 마련한 선별진료소에서 진료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자가 격리자 확대에 따른 서울시 및 자치구 재난기금을 사용하고, 오는 28일 0시를 기해 환자 사례 정의를 발열과 기침 외에 인후통과 가래 등의 증상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해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공공장소 화상 감시 카메라 설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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