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프 제펠린' 잔해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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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에 나가 보지도 못한 채 수장된 나치 독일의 미완성 항공모함 '그라프 제펠린'호의 잔해가 발견됐다.

더타임스는 최근 폴란드 잠수부들이 1947년 소련군의 폭격 연습용으로 사용된 뒤 바다에 가라앉은 그라프 제펠린호의 잔해를 발트해 연안 항구인 레바 앞바다 250m 해저에서 찾아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번 발견은 해양 군사고고학 분야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 배를 연구함으로써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2차대전 당시 독일의 항모 관련 기술을 파악하고 계획했던 전술을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배는 2차대전 직전 나치 정권이 독일 해군력 강화를 위해 건조를 추진한 첫 항공모함이다. 38년 12월 군항인 킬에서 히틀러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진수식이 열렸다. 진수된 배가 군함으로 취역하려면 통산 몇 년의 작업이 필요한데 39년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물자 배정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 완성이 미뤄졌다.

결국 독일은 항복 선언 한 달 전인 45년 4월 항모 완성을 포기했으며, 소련군에 포획당하지 않기 위해 발트해 연안 항구인 슈테틴(지금은 폴란드령 슈체친) 앞바다에 수장했다. 그 뒤 슈테틴을 점령한 소련군이 이 배를 인양했다가 47년 8월 폭격과 폭뢰 공격 훈련의 목표물로 사용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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