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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님, 저 한국서 의사 됐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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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존 마옌 루벤

존 마옌 루벤

“간호사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막연히 의사가 되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태석 신부님을 만나 꿈을 이뤘습니다.”

남수단 제자 루벤, 의사고시 합격

‘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1962~2010)의 남수단 제자인 존 마옌 루벤(33·사진)이 2020년도 제84회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했다. 루벤은 합격 통보를 받은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부님 선종 10주기를 맞아 의사가 되니 신부님께 받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부님이 살아계셨다면 많이 자랑스러워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루벤은 지난해 의사가 된 토마스 타반아콧(33)과 함께 2012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태석 신부가 만든 수단 어린이장학회 지원 덕이었다. 그해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마친 뒤 인제대 의과대학에 합격했다. 필기 시험 1년 재수 끝 이룬 성과다. “매일 3~4시간 쪽잠을 잤어요.교수님과 동기들이 도와준 덕입니다.”

오는 3월부터 부산백병원에서 인턴과정에 들어가는 루벤은 레지던트 과정 후 남수단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이태석 신부님처럼 살고 싶어요. 아콧과 함께 환자들을 돌보고 나중에는 의과대학을 세워 후배를 양성하는데 남은 일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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