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진 쇼보다는…" 黃 회동 거절한 유승민, 총선연대 첫 언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2일 야권 통합 시계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나라가 이건 아니라는 절박함 때문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면서 이날 오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22일 국회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22일 국회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원 지사는 회동 뒤 통합 신당이 ‘집단 지도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반(反)문ㆍ비(非)문 국민의 뜻을 모으기 위해서는 집단 지도체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야권의 잠재적 리더들이 1인 정당으로 기회를 보는 행태를 보이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총선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엔 “현직 지사는 선거운동을 직접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다만 인재 영입이나 당의 다양한 활동들을 뒷받침하는 일을 마다치 않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과거 한나라당 의원 시절 개혁 성향의 소장파로 불리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ㆍ바른미래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2018년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재선에 성공했고, 현재 당적이 없는 상태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설날을 앞둔 22일 경기도 양주시 육군 25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군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설날을 앞둔 22일 경기도 양주시 육군 25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군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협의체를 본격 가동했다. 유 의원 측 요청으로 협의체에 참여하는 인사나 논의 내용 등을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유 의원에게 23일 조찬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유 의원은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만나자”고 일단 거절했다.

하지만 협의체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설 직후 양당 통합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경기 양주의 25사단을 방문한 유 의원은 ”대화를 오래 끌 이유가 없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통합의) 결론이 나면 각자 당에 공유해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황 대표와) 사진만 찍고 쇼를 하는 것보다는 협의 결과를 가지고 황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통합 방식에 대해선 신당 창당이 아닌 ‘총선 연대’를 처음 언급했다. 유 의원은 “통합을 넓게 해석하면 그 안에 (합당이 아닌) 후보 단일화나 선거 연대도 옵션으로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유 의원이 말한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원칙이 반드시 신당 창당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신당 창당은 물론 연대 방식도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한국당과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도 본격적인 통합 논의에 들어갔다. 이언주 대표는 “2월 초까지 결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가운데)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가운데)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2월 중순까지 신당을 창당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창당을 하더라도 총선 전까지는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선출이 어렵다”며 “선거대책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혁통위에서는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통합 신당의 공관위원장도 맡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형준 위원장은 이날 “김 위원장이 통합 신당 공관위원장을 맡는 데 큰 이견이 없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