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외국 선수 인종차별에 강력 대응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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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이 귀화 및 외국 선수 대상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강력 대응한다. 사진은 최근 SNS를 통해 고충을 토로한 귀화 선수 라건아. [연합뉴스]

KBL이 귀화 및 외국 선수 대상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강력 대응한다. 사진은 최근 SNS를 통해 고충을 토로한 귀화 선수 라건아. [연합뉴스]

한국농구연맹(KBL)이 외국인 선수 인종차별 논란에 강력 대응한다.

피해 사례 조사 후 법적 대응 #라건아 SNS 피해 사례 조사

KBL은 17일 "최근 귀화선수 라건아(전주 KCC), 전태풍(서울 SK)을 비롯한 외국 선수를 대상으로 SNS에서 발생한 인종차별과 관련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L은 우선 선수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10개 구단 귀화선수 및 외국선수를 대상으로 모든 인종차별 피해사례를 조사한 후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

인종차별 논란의 시작은 지난 15일 한국 국가대표 라건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받은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공개하고, 인종차별의 고통을 털어놓으면서다. 메시지에는 "KBL(프로농구)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너보다 잘하니 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욕설과 인종차별적 표현이 담겨있다.

라건아는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나가야 한다"고 적었다. 2012년 KBL 무대를 밟은 라건아는 울산 현대모비스, 서울 삼성에서 뛰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2018년에는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16일에는 라건아에 이어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미국)도 한국팬들로부터 받은 악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브라운은 SNS를 통해 인종 차별과 인신공격성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게재했다. 메시지 중엔 그의 경기력을 문제 삼으며 욕설하는 내용도 있었다. 브라운은 2017년부터 한국에서 뛰고 있다. 브라운은 "휴대전화에서만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며 "너의 아내, 딸, 가족과 사랑하는 농구 경기를 위해서다"라고 적었다.

KBL은 "소속 10개 구단과 함께 스포츠 팬들의 건전한 프로농구 관람 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하고 지속적 인 홍보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항과 관련해 선수들이 보다 경기에 집중하고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KBL 제도 및 규정 정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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