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년 만에 반도체 왕좌 인텔에 내줘…메모리 가격 급락 탓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2년 만에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줬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트너, 2019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 발표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전년보다 11.9% 하락 #시장점유율 인텔 15.7%, 삼성전자 12.5% #SK하이닉스, 매출 급락에도 3위 자리 수성 #가트너 "올해 메모리 반도체 매출 증가할 것"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라인의 내부 모습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라인의 내부 모습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15일 2019년 세계 반도체 매출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183억 달러(약 486조원)로 전년보다 11.9% 줄었다. 한국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특히 많이 감소했다. 앤드류노우드 가트너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1.5% 감소했다”며 “D램은 2018년 말부터 공급과잉이 지속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7.5% 줄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를 틈타 인텔이 2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은 658억 달러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시장점유율은 15.7%이다.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34년 만인 2017년 인텔을 누르고 반도체 시장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한 계단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1% 하락한 522억 달러, 시장점유율은 12.5%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9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 결과

가트너가 발표한 2019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 결과

SK하이닉스는 매출이 전년보다 38%(225억 달러) 하락했지만, 시장점유율 5.4%로 3위 자리를 지켰다. 다음은 마이크론테크놀러지(4.8%, 201억 달러), 브로드컴(3.7%, 153억 달러), 퀄컴(3.2%, 135억 달러) 순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왕좌 자리를 인텔에 내줬지만, 올해 다시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노우드 부사장은 “올해는 과잉 재고 문제가 해소되고 칩 ASP(평균판매단가)가 올라가면서 반도체 시장, 특히 메모리 부문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