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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길한 날 없다" 中 난리난 '20200202 결혼신고' 열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서 내달 2일 결혼신고를 하려는 '20200202' 열풍이 불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올해 2월 2일을 숫자로 표시하면 '20200202'가 돼 중국서 길하다고 여기는 '완전대칭일(숫자가 완전히 대칭을 이루는 날)'이 된다.

길한 숫자에 집착(?)하는 중국인들이 보기엔 발음도 뜻도 좋다. '2020'은 중국어로 '얼링얼링'이라고 읽는다. 이 발음은 '아이니 아이니(愛你愛你·너를 사랑해)'와 유사하다. 그래서 사랑을 맹세하는 결혼신고일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내달 2일은 음력 정월 9일이다. 중국에서는 숫자 9를 좋아한다. 장수한다는 뜻의 '지우'(久)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2016년 광둥(廣東)성에서 열린 자동차 번호판 공개 경매에서 '99999'가 붙은 번호판이 320만 위안(약 5억43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에서는 숫자 8은 돈을 번다는 뜻인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발음이 유사해 행운의 숫자다. 숫자 6은 잘 나간다는 뜻의 '리우(流)'와 발음이 같아 사랑받는다.

중국 인기 배우 펑샤오펑(오른쪽)이 아내와 함께 결혼증명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중국에선 결혼신고를 하면 결혼증을 발급한다. [소후]

중국 인기 배우 펑샤오펑(오른쪽)이 아내와 함께 결혼증명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중국에선 결혼신고를 하면 결혼증을 발급한다. [소후]

결혼신고를 앞둔 중국 커플들은 "올해 2월 2일 반드시 결혼신고를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날은 일요일이다. 원래라면 일요일은 휴무일이다.

14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일요일이지만 예외적으로 이날 결혼 신고 접수를 받아달라"는 온라인상의 민원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다시 없을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는 게 이유다. 인기 앵커 바이옌숭(白岩松)도 자신이 진행하는 CCTV 13번 신문주간을 통해 "각 지방 민정 부문은 문을 열고 접수를 해달라"고 방송에서 부탁하기까지 했다.

인기 앵커 바이옌숭이 '20200202 결혼신고 열풍'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CCTV 캡처]

인기 앵커 바이옌숭이 '20200202 결혼신고 열풍'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CCTV 캡처]

이에 일부 지방정부는 당일 반나절 추가 근무 등을 통해 결혼신청서를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시안·청두·우한·정저우·선전·난창·칭다오 등이 속속 동참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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