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산통치 종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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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다페스트=배명복특파원】헝가리 사회주의 노동자당(공산당) 전당대회가 창당40년만에 당을 해체하고 헝가리사회당을 새로 창설, 서구식 의회민주주의에 입각한 민주사회주의 정당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헝가리사회주의 노동자당전당대회는 7일 오후 (한국시간 8일 새벽)참석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헝가리 사회당 창설에 관한 선언문을 채택, 헝가리 사회당을 창당했다.<관계기사 5면>
총1천2백79명의 대의원 중 1천82명(반대1백59명, 기권38명) 이 참석, 통과된「헝가리사회당창당선언문」은 당의 성격을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와 복합소유제·복수정당제를 추구하는 좌파민주사회주의 정당이라고 규정하고, 관료적 국가당 체계와 민주집중제의 원칙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내개혁세력을 대표하는 포츠가이 국무장관은 『새로 결성되는 당은 일당독재·프롤레타리아독재·당의 지도적 역할·계급투쟁 등 스탈린주의적 공산주의의 기본이념과 결별한다』고 밝히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당을 떠나 독자적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는 8일 새로 결성된 헝가리 사회당의 당헌과 당규·강령 등을 채택하고, 당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각 정파간 이견이 계속되는 바람에 9일로 연기됐다.
특히 이날저녁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당내 마르크스단합그룹의 로베르트 리반스키 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 『이번 결정은 당내 소수정파가 배제된 가운데 다수파의 세력만으로 미리 정해진 각본에 따라 이루어진 폭거』라고 규정하고, 모든 정파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한 가운데 당원의 투표를 거쳐 당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로스 전 서기장은 신당창당이 결정된 뒤 총서기직에서 사임, 정계은퇴의 뜻을 비쳤다.
새로 창당되는 헝가리사회당 의장에는 니에르슈 전 의장이 선출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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