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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놓친 안치홍, 롯데는 어떻게 잡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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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KIA에 남을 것 같았던 안치홍이 6일 전격적으로 롯데와 계약했다. 계약 기간을 2+2년으로 하는 묘수를 짜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KIA에 남을 것 같았던 안치홍이 6일 전격적으로 롯데와 계약했다. 계약 기간을 2+2년으로 하는 묘수를 짜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잠잠했던 자유계약(FA) 시장이 모처럼 움직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2루수 안치홍(30)을 영입했다. KIA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안치홍은 데뷔 12년 만에 롯데로 이적했다.

일문일답으로 풀어보는 궁금증 #2+2년 최대 56억원 새로운 방식 #롯데는 수비력보다 공격력 기대

롯데는 6일 “안치홍과 ‘2+2’년 최대 5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년 최대 26억원이지만, 재계약하면 4년 56억원이 된다. 이번 시즌 첫 FA 이적 사례이자 최대 규모다. 안치홍은 “애정을 주신 KIA 팬과 구단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많은 시간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다. 20년간 KIA에서 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롯데 팬에겐 “열정적인 팬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9년 KIA에 입단한 안치홍은 10시즌 동안 1124경기에 나와 타율 0.300, 100홈런, 586타점을 기록했다. 2018년 타율 0.342, 23홈런·118타점을 기록했던 안치홍은, 지난해에는 공인구 영향으로 기록이 급락했다. 105경기 타율 0.315, 5홈런, 49타점이었다. 안치홍 관련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KIA에 재계약 의사가 없었나.
“KIA는 2루수 안치홍, 유격수 김선빈을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이들의 성적이 하락하면서 구단과 선수의 몸값 차가 커졌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꾸준히 안치홍과 접촉했으나 금액 차가 커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협상이 진행됐다. 보상금(10억원+보상 선수 1명 또는 15억원)을 고려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왜 안치홍을 선택했나.
“롯데는 베네수엘라 출신 유격수 딕슨 마차도(28)를 데려왔다. 수비력은 MLB 정상급으로 꼽힌다. 하지만 타격 능력은 떨어진다. 지난해 MLB 타율 0.206, 트리플A 타율 0.261였다. 그래서 타격 능력이 좋은 안치홍에게 관심이 있었다. 성민규 단장은 ‘2루수 중 공격 생산능력이 가장 높은 선수’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장타가 줄었지만, 2017~19시즌 조정득점생산력(wRC+·스탯티즈 기준) 2루수 1위가 안치홍이다.”
계약 방식이 참신하다.
“계약 최소기간 2년, 보장금액은 20억원(계약금 14억2000만원+연봉 5억8000만원)이다. 성적에 따른 옵션은 최대 6억원이다. 2022시즌 뒤 ‘+2년’의 선택권은 양쪽 모두에게 있다. 롯데가 연장을 희망할 경우 선수가 계약 연장(2년 최대 31억원)과 FA 재취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롯데가 재계약을 포기하면 선수에게 바이아웃(1억원)을 지급한다.”
‘2+2’ 계약은 구단보다 선수에게 유리한데.
“안치홍이 2년 뒤 롯데와 계약하지 않고, FA가 될 경우엔 보상금이나 보상 선수 없이 풀어준다. 성민규 단장은 ‘안치홍이 원하는 금액을 우리가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런 계약 조건이 나오게 됐다. 선수는 2년 뒤 다시 FA가 될 기회를 얻고, 우리는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안치홍의 수비력(2루수 평균 대비 득점생산 수비력 38명 중 최하위)에 대해 의문이 있는데.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은 올라갔지만, 운동 능력은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성민규 단장은 ‘안치홍도 그 점을 알고 있다. 이미 식단 조절을 통해 체중을 5㎏ 정도 감량했다.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KIA의 상황과 향후 FA시장 판도는.
“KIA는 안치홍을 놓치는 바람에 김선빈 계약에 집중할 전망이다. 박찬호가 유격수, 김선빈이 2루를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FA 신청자(19명) 중 절반 넘게(12명) 미계약 상태다. 김태균(한화), 전준우(롯데) 등 준척급 선수들은 구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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