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방송탓 동원호 협상차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월4일 소말리아 인근 공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된 동원수산 소속 ‘제628 동원호’ 선원들의 현지 억류생활을 담은 MBC PD수첩이 25일 방송됐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와 동원수산은 동원호 선원의 석방 협상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마지막 협상을 진행중이며, 김PD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해 되려 납치범의 석방 조건 등을 그대로 전달,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서울=뉴시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동원호 선원들의 근황을 보도한 MBC 'PD수첩'과 관련, 외교통상부는 "MBC 보도로 인해 석방협상에 차질을 초래했다"고 26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동원호 석방협상이 지난 주말쯤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그러나 MBC가 취재에 들어가자 납치범들이 동원호 선원들의 몸값을 높게 불러 협상에 난항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원호 선원들의 신변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현재 식량도 충분하고 의약품도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PD수첩이 보도한 '동원호 선원들이 굶주림 속에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과는 상반된다.

외교부는 또 "소말리아 납치범들이 우리 정부 관계자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어 동원수산을 내세워 제 3국에서 석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외교부 "'PD수첩' 동원호 편에 유감"

외교통상부는 25일 방영된 MBC 'PD수첩'의 '동원호'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지난 4개월 가까이 최선을 다해 온 노력을 매도하고 국민들에게 정부의 역할과 사건의 본질에 대해 오도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26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정부가 동원수산에만 협상을 맡긴 채 방임하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납치 직후인 지난 4월 7일 정달호 재외동포영사대사가 두바이로 파견된 이래 협상지원대표들을 교체 파견하면서 협상전략을 협의하는 등 총력을 경주해왔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고 있다는 김영미 프리랜서 PD의 지적과 관련, "자국민을 납치한 해적들과 (정부가) 직접 협상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원칙"이라고 반박했고 현지에서의 직접 협상 없이 정부가 '안전한' 두바이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협상장소는 송금이 용이하다는 등의 이유로 해적들이 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면협상이 아니라 전화협상을 한 것은 "해적들이 대면협상을 하게 되면 비밀스럽게 진행을 하기에 어렵고 자신들도 다른 해적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소말리아로 들어오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외교부는 해명했다.

외교부는 김영미 PD의 취재내용에 대해 "그간의 협상경과나 해적들의 요구사항 등 기본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동원호 선원들이 조속히 석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