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 한국당 대표가 3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며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종로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황 대표는 구체적인 지역구를 밝히지 않았지만 “수도권 험지란 건 당연히 종로를 말한 것”이라는 게 당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총리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이 요구하면 뭐든지 하겠다”, “정세균 의원이 총리로 가게 되면 (종로가) 비게 되니까 당내에서 동지들과 싸우지 않아도 된다” 등의 말로 종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종로에선 과거에도 빅매치가 몇 차례 성사된 적이 있다. 유명한 것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맞붙은 1996년 15대 총선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이 신한국당 후보로, 노 전 대통령이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했고 새정치국민회의의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후보로 나섰다. 당시 41.01%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하지만 2년 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이 전 대통령은 자진해서 의원직을 사퇴했고, 보궐선거에 다시 나선 노 전 대통령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종로에선 정세균 총리 후보자가 19대, 20대 총선에서 홍사덕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잇달아 물리쳤다. 두번다 당시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빅매치였다.
최근 선거에서 중요한 승부처 중 한 곳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맞붙은 적 있는 서울 동작을이다. 두사람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맞붙었다. 당시 대선 후보로 나섰던 두 사람의 대결로 전국의 관심이 쏠렸고, 정 이사장이 54.4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동작을에서는 2014년 7월 30일 재보궐선거에서 나경원 의원과 고 노회찬 전 의원 간의 맞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나 의원이 49.90%를 득표하며 48.69%에 머무른 노 전 의원을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4년 전 총선의 빅매치는 대구 수성갑이었다. 여·야의 잠재적 대선 주자였던 김부겸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맞붙었다. 특히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민주당이 처음 깃발을 꽂을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결과는 62.30%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 의원의 압승이었다.
손학규 바른 미래당 대표도 여러 번 큰 싸움을 벌였다. 18대 총선에선 종로에서 박진 전 의원과 대결했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분당을에서 맞붙은 2011년 4월 27일 재보궐선거 역시 빅매치였다. 손 대표는 종로에선 낙선했지만, 분당을에선 51%를 득표하며 승리를 거뒀다.
윤정민ㆍ김기정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