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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보복 예고에도···트럼프 "솔레이마니 진작 제거됐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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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은 전쟁에서 결코 승리한 적이 없지만 협상은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사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데 "가혹한 보복"을 천명하자 전쟁 도발을 경고한 동시에 협상을 촉구한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美 이라크대사관, "민간인 즉각 떠나라" #폼페이오 "우린 이란과 전쟁 추구 안 해" #"미국인 생명 위협할 경우 좌시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조기를 자신의 트위터 계정 가장 위에 고정시킨 뒤 솔레이마니가 수천명의 미국인 살해에 책임이 있다며 제거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연속 트윗을 적었다. 그는 "솔레이마니 장군은 오랜 기간 수천면의 미국인을 살해하거나 심하게 다치게 했고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 모의하다가 결국 잡혔다"며 "그는 최근 이란에서 살해된 많은 시위대를 포함해 수백만 명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절대 제대로 인정하지 않겠지만 솔레이마니는 그의 나라에서도 증오와 공포의 대상"이라며 "지도자들이 바깥세상이 믿도록 하는 것만큼 그들은 거의 슬퍼하지도 않는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래전에 제거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3일 새벽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도로에서 미군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탑승한 차량이 불타는 모습을 이라크 총리실이 공개했다.[AP=연합뉴스]

3일 새벽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도로에서 미군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탑승한 차량이 불타는 모습을 이라크 총리실이 공개했다.[AP=연합뉴스]

미국은 지난달 말 이라크 미군 기지에 로켓포 공격에 의한 미국인 사망과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습격 방화의 배후로 솔레이마니를 지목하고 3일 새벽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표적 공습을 통해 그를 제거했다. 이란 지도자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가혹한 보복이 어젯밤 그와 다른 순교자들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뒤따를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쟁과 궁극적 승리는 살인자들을 더욱 쓰라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보복 예고로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에서 위험이 고조되자 국무부는 3일 이라크 내 모든 미국 민간인에 즉각 철수하라고 경보를 발령했다. 바그다드 미 대사관 습격으로 인해 현지에서 일반인에 대한 영사업무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은 우리가 이란과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아주 분명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이란이 긴장을 고조하고 계속 미국인의 생명을 위험을 빠뜨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대응으로 이란 지도부에 신속하고, 결단력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이란 지도부가 미국의 결의를 보고 긴장을 완화하고 정상국가의 행동에 일치하는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도미닉라브 영국 외교장관, 하이코마스 독일 외교장관과 잇달아 통화해 "미국은 중동 긴장 완화를 바란다"며 사태 악화 방지에 나섰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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