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고시가 아직도 "유효"-도시계획 피해 사례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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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제시대 고시된 도시계획에 50년 동안 묶여있는 곳이 있는가하면, 시가지 중심가의 주택들이 도시계획 상공원용지로 지정된 채 방치돼 시민들이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올해 지방국정감사에서 무사안일행정의 본보기로 지적된 각지방 도시계획 차질에 따른 주민들의 재산권행사 피해사례를 알아본다.

<강원>
10년 이상 도시계획이 미 집행된 곳은 도로 2백95개소 5만6천99m, 광장 14개소 6만9천2백11평방m, 공원 93개소 1천2백33만8천8백75평방m, 유원지 7개소 4백66만4천9백평방m, 시설녹지 26개소 1백42만6천2백30평방m다.
이들 미 집행 도시계획을 시행하는데는 1조4백여억원의 재원이 필요해 당분간실현 가능성이 없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미 집행된 도시계획도 도로 17개소 4만1백50m, 광장 2개소 2만4천5백평방m, 공원 12개소 2백91만3천3백27평방m로 이들 지역주민들은 아예 체념상태에 있다.

<인천>
10년 이상 도시계획시설 장기 미 집행 내용은 90개소 2천8백61만7천2백55평방m로 이중 공원이 전체의 90·5%를 차지하고있으며 도로가 4·2%,녹지가 3· 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인천시내 장기 미 집행 도시계획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일제시대 때부터 묶여 있는 땅이 산재해 있는 점.
1944년1월8일 조선총독부고시 제13호로 결정된 공원시설이 15개소 1백7만2천3백58평방m에 이르고 있다.

<경기>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장기간 미 집행된 것은 10년 이상이 94개소에 9백1만4천5백7평방m, 15년 이상이 1백21개소에 2천6백1만1천39평방m, 20년 이상이 25개소에 4백50만2천3백91평방m.
시설별로는 공원이 1백45개소에 3천88만9천5백37평방m로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도로가 1백45개소에 7백23만3천6백60평방m(3백8㎞)로 18·3%, 녹지가 9개소에 1백38만3백87평방m로 3·5%다.
이중 의정부시 녹양동 평화로에서 서울 도봉동시계까지 33만7천6백평방m는 54년5월15일 도로시설로 결정고시 된지 35년이 지났으나 아직 집행되지 않아 이곳 지주들이 재산권행사를 못하고 있다.

<충청>
충북도내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된 뒤 10년 이상 장기간 묶여 재산침해를 받는 곳은 도로77개소· 공원31개소· 광장4개소· 유원지2개소 등 모두 1백21개소.
충주시 호암동 호암공원은 56년 97만6천8백평방m를 공원지역으로 지정, 33년이 지나도록 방치되고 있다.
충남지역은 2백15곳이 도시계획 확정고시지역으로 묶인채 10년이 넘도록 사업착수가 되지 않고 있다.
충남도의 관계자는 『도시계획은 장기적 안목으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착수가 주민들의 요구대로 단시일에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전북>
장기 미 집행 도시계획시설은 3백4건에 2천1백71만8천평m다.
내용별로는 도로 91건 2백72만9천평방m,공원 31건 1천7백84만5천평방m, 광장 13건 6만6천평방m 등 행정청 시설이 1백35건2천64만평방m로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전주시 중노송동 이모씨(43)는 『집 전체가 폭35m의 도로계획 선에 들어 있어 이사를 서두르고 있지만 도시계획구역에 든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없고 사업실시가 늦어 보상조차 받지못해 수년째 묶여 있다』고 말했다.

<전남>
10년 이상 도로 등에 묶여 재산권을 제한 받고 있는 사유지가 총5백33개소4천2백65만3천평방m에 이르고 있다.
순천시의 경우 해방전인 41년 도로개실 구간으로 계획된 채 아직껏 묶여있는 땅도 있다. 이처럼 도내에 미 시행 도시계획 지구가 많은 것은 도시계획을 잘못 세웠거나 시행에 따른 막대한 사업비 마련이 어렵기 때문.
장흥군 장흥읍의 경우 68년 전체면적의 85%에 이르는 3천6백34만4천평방m가 도시계획 구역으로 고시됐는데 로터리·소방도로등 선만 그어 놓은 채 22년째 전혀 손을 못 대고 있어 주민들의 불평만 고조.
전남도 관계자는 『5년이 넘은 도시계획 도로용지 소유자에게는 재산세의 50%를 감면해주고 8m이상 도로 계획지역에는 가건물 허가를 해주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10년 넘게 방치되는 곳은 공원 20개, 광장 15개, 도로 10개소를 포함한 1백43개소로 면적은 1천5백12만평방까며 이중 20년 이상된 곳이 56개소 2백75만평방m나 된다.
특히 공동 제일교회 건너편 3천여평은 39년 공원지구로 결정된 후 50년 동안 방치되고 있다.
공동공원지구에는 39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평당 4백만원을 호가하는 땅이지만 공원지구로 고시됐다는 사실이 오랜 기간 널리 퍼져 매매가 끊긴 상태.

<대구>
10년 이상 방치된 지역은 ▲도로 63개 노선 폭12∼50m, 총 연장 11만2천9백m ▲공원 11개소 2백m만3천8백49평방m ▲녹지 4개소 1백93만1천2백16평방m 등 총 80개소 6백70만1천1백17평방m에 이르고 있다.
대구시 칠성동1가 재개발지구는 75년5월30일 면적5천86평방m에 불량주택 1백2채를 헐고 85채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키로 했으나 사업시행이 늑장을 부리고있다.
김기수씨(52·대구시 복현동377)는 『복현주공아파트∼지저동까지 남북관통도로가 뚫리지 않은 채 도시계획 선에 묶여 주변 주택가는 10여년전부터 증·개축을 못해 슬럼화 돼 가고 부동산 거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북>
10년 이상 방치해두고 있는 지역은 도로 1백53건에 26만4천평방m, 공원 84건에 1만7천7백60평방m, 학교 및 광장 61건 등 모두 2백98건이다.
특히 이 가운데 포항시 신흥동 신흥근린공원 등 공원 22건 7천2백69평방m와 경주시용강동 도로 등 30건 7만1천5백m는 20년 이상 방치해 두고 있다.

<경남>
10년 이상 장기 방치된 도시계획시설은 도로 1백40개소 2백l7㎞, 공원 47개소 4천12만2천평방m, 광장 13개소 7만5천2백49평방m, 유원지 3개소 80만9천7백평방m, 녹지 2개소 33만5천6백99평방m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도시계획시설을 완성하려면 모두 2조1천6백18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김천간 철도계획 부지 20여만평의 경우 45년째 철도부지로 묶여있어 진주·진양·산청·거창 등 5개 시·군 1천5백여명의 토지 소유자들이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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