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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 드러내기 부담됐나…美, 뒤늦게 트럼프-푸틴 통화 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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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헬싱키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2018년 7월 헬싱키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사실을 하루 늦게 공개해 양 정상의 친분을 숨기려고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어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에서 일어날 뻔했던 테러리스트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정보를 미국이 제공한 데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대테러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효과적 군축 지지를 위한 향후 노력과 미국 및 러시아 간 관계의 상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의 이날 발표는 크렘린 궁의 발표보다 하루 늦은 것이다. 백악관은 전날 양 정상의 통화에 대한 백악관 기자단의 문의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크렘린 궁은 양 정상이 통화한 지난 29일 "러시아 측 제안으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크렘린 궁의 발표 내용에 '군축을 논의했다'는 내용만 추가했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이 크렘린 궁보다 하루 늦게 발표한 것을 두고 "전화통화를 발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으로 미국에서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드러내면 또 다른 의혹과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설이 제기된 탓에 취임 이후 아직까지 러시아를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또 미 언론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우호적 관계에 집중하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8월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미국보다 앞서 발표했다. 당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와 시베리아 산불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같은 날이지만 나중에 통화를 인정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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