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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기대주 김다원, 스페인 2부 알코르콘 입단

중앙일보

입력

스페인 2부리그 클럽 알코르콘 B팀 입단 계약서에 서명한 김다원. [사진 SA스포츠]

스페인 2부리그 클럽 알코르콘 B팀 입단 계약서에 서명한 김다원. [사진 SA스포츠]

스페인 유학길에 오른 한국인 기대주가 7개월만에 ‘대형사고’를 쳤다. 스페인 2부리그 클럽 AD 알코르콘 구단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전격 입단에 성공했다. 성인 B팀 계약이지만, 입단하자마자 1군 멤버들과 종종 함께 훈련하면서 A팀 진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한 공격형 미드필더 김다원(19) 이야기다.

김다원은 지난 20일 알코르콘과 B팀 계약을 맺었다. 철성고 출신으로 고교 무대에서 ‘쾌속 드리블러’로 불리며 주목 받았지만, 대학 진학 과정에서 일이 꼬이며 축구인생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해외 진출. 대학과 프로를 거쳐 성공한 뒤 유럽을 노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일정을 과감히 앞당겼다.

알코르콘 입단은 지난 5월 스페인 현지로 건너간 지 7개월만에 거둔 성과다. 낯선 환경과 언어에 적응하면서 경기력까지 유지하는 이중고를 견디며 테스트를 치렀고, 당당히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김다원은 “대학 진학이 잘못된 이후 해외에서 좋은 축구, 선진 축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 선수들과 부딪치며 내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고 싶었다”면서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도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선수로서 경력이 끊길 위기가 있었지만, 스페인에서 프로 선수로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면서 “나보다 앞서 나가는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계속 축구에 집중하겠다. 앞으로 찾아 올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2부리그 클럽 알코르콘 B팀에 입단한 직후 구단 관계자와 포즈를 취한 김다원. [사진 SA스포츠]

스페인 2부리그 클럽 알코르콘 B팀에 입단한 직후 구단 관계자와 포즈를 취한 김다원. [사진 SA스포츠]

김다원의 스페인행과 알코르콘 입단을 도운 최현 SA스포츠 대표는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축구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 선수 중 대학에 진학하고,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는 소수에 그친다”면서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문턱에서 좌절한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해 ‘해외 유학’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국내 무대에서 이른바 ‘실패한 선수들’을 유럽으로 보내는 에이전트들이 많이 있지만, 옳지 않은 방법으로 진행하다가 오히려 해당 선수와 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기는 경우를 종종 봤다”면서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유럽 현지 에이전트들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지도자들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현역 시절 믿음직한 수문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 2002년 부천 SK(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에서 프로 데뷔했고, 경남 FC, 부산 아이파크, 대전 시티즌을 거치며 2012년까지 활약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일찍 김다원이라는 성공 사례가 등장해 힘이 난다”고 언급한 그는 “준비한 방향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어 힘이 난다. 잠재력을 갖추고도 국내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더 큰 도전 기회를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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