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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서 태국女 에이즈 확진…감염 의심 애인은 소재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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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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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시에서 한 외국인 여성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하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감염이 의심되는 전 남자친구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여성 “전 남자친구로부터 감염된 것 같다” #전 남자친구와 2달전 헤어져…“이름 몰라”

27일 상주시보건소에 따르면 최근 7개월 된 태아를 유산하는 과정에서 태국 국적의 여성 A씨(35)가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이 여성을 집중 관찰 중이다.

문제는 A씨와 함께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 남자친구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 30대 남자친구 B씨 역시 태국 국적으로, A씨와는 한국에서 일을 하다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3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받고 한국에 들어와 상주시에 머무르며 농장일을 돕거나 일용직으로 식당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전 남자친구도 이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9월 7일 비자 기간이 만료돼 현재는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 만난 전 태국인 남자친구로부터 에이즈에 걸린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전 남자친구의 정확한 이름이나 나이를 모르는 상태다. A씨는 “남자친구와 2개월 전 헤어졌고 현재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전했다.

A씨가 B씨와 교제했는데도 이름과 나이를 모르는 것은 지역에 머무르며 여러 일을 하던 태국인들끼리 서로 닉네임을 불렀던 탓으로 알려졌다. 상주시보건소 관계자는 “두 달 전 B씨가 A씨를 비롯한 태국인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하고 떠났다고 한다”며 “B씨가 태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소재 파악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A씨와 현재 사귀고 있는 태국인 남자친구는 에이즈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조만간 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후 면역체계가 망가진 증상을 말한다. 국내 에이즈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방 홍보 활동과 치료 약제 보급으로 전염력이 줄면서 1995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신규 감염자는 꾸준히 주는 추세와 대조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에이즈에 걸린 한국인은 1만2991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 4979명에서 10년 새 2.6배 증가했다. 신규 감염인의 연령은 20대 32.8%(395명), 30대 27.2%(328명)로 20∼30대 젊은 연령대가 전체 60.0%를 차지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지난해 국내 신규 에이즈 감염인은 1206명으로 전년 대비 1.3%(16명) 증가했다. 그중 내국인은 989명, 외국인은 217명이었다.

보건당국은 최근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 대책’을 수립해 에이즈 확산 방지에 나섰다. 이는 올해 3월 확정한 제2차 감염병예방관리기본계획(2018∼2022)의 세부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대책 내용을 보면 HIV에 노출된 후 검사를 권고하는 시기를 기존 12주에서 4주로 단축한다. 또 국내 전체 보건소의 37%(96곳)에서 구축한 HIV 간이검사 체계를 2023년 전국 보건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20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신속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반드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안내하도록 했다. 에이즈 감염인의 상담을 맡는 의료기관은 2020년까지 30곳, 50명으로 확대한다.

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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